전세계 곳곳에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 연구개발(R&D)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면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기업 R&D 예산을 늘리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대학·연구소·기업 간 R&D 주제 경계가 무너지면서 기업 R&D를 민간에만 맡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R&D 환경 바뀐다..."기업 R&D 투자해야"
2일 한국공학한림원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개최한 '선도형 핵심 생태계 육성을 위한 산업·기업 R&D 지원방향'에서 정부의 기업 R&D 지원을 강조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병헌 광운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R&D 예산을 축소하고, 기업들이 수행하는 산업기술 R&D 예산을 삭감했다"며 "기업은 기업이 알아서 R&D에 투자하고, 정부는 대학이나 연구소 등 기업이 수행하지 못하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한국공학학림원에서는 이런 시각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 교수는 "최근에 기술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대부분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지기 시작했다"며 "기업도 기초연구와 원천기술연구 투자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학의 기초연구, 연구소의 응용연구 또한 기업의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으면 기초 연구가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교수는 "대학과 민간 기업의 분업체계가 붕괴되고, 재조합되고, 융합되고 있다. 기업 R&D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협력 체계를 만들고 연구 개발부터 혁신적인 제품 개발, 그리고 사업화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선도형 기업 R&D로 체질 개선해야
아울러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각국들이 최근 들어 산업 및 기업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연방정부의 경제 개발 목적 R&D 투자가 2021년 12%에서 2022년 15%로 늘었다. 시장 주도 개발을 지향하는 미국조차 기업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 또 독일, 일본 역시 최근 기업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기업 R&D 실패 원인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국내 선도형 혁신 체제로의 전환 전략의 실패 ▲혁신주체들과 유기적 협업구조 형성 실패 ▲성과를 신산업 창출로 파급시키는정책 연계 맟 통합의 실패가 그것이다. 그는 "지금까진 매우 파편적인 투자를 해왔고 특종 업종이나 한 사업에 국한된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국가전략기술 및 첨단산업 분야 내셔널 미션 프로젝트 추진 ▲산업 도메인을 넘어서는 이업종 융합형 R&D 촉진 ▲기초연구-개발연구-실증을 통합하는 R&D 지원 사업 추진 ▲연구사업 및 과제 발굴 기획 시스템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연구수행관리를 정부주도에서 민간 수요기업 주도로 ▲연구사업 및 과제의 성과관리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선도형 산업기업 R&D 추진을 위한 지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시장의 수요자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민간의 수요자들이 연구개발 과제의 기획과 실행 관리 성과의 활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산업과 기업 R&D를 체제 개편을 해야 된다"고 전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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