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첫 영업손실을 낸 이마트가 올 1분기 471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주목된다. 특히 작년 1분기보다 245% 급증, 말 그대로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 일선을 새로이 한 '정용진 체제'의 신세계그룹이 빠르게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17일 유통가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 다시 이익 확장기에 돌입했다. 신세계건설·이마트24·SSG닷컴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본업인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연결 기준 매출액 또한 7조2067억원을 기록, 1년새 700억원 가량 순증한 모습이다.
지난 3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 소셜미디어도 끊고 수익성 개선에 몰두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심기일전'이 통한 셈이다. 이마트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등 할인점을 찾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를 빼고 이마트·트레이더스·전문점(노브랜드 등)만 본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89억원(44.9%) 증가했다. 매출도 4조2030억원으로 931억원(2.3%) 늘었다.
특히 고물가로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며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기록적 성장세를 보였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1분기 오프라인 방문 고객이 전년 동기보다 7.5%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74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6억원으로 232억원(313.5%)이나 증가했다.
이마트도 오프라인 방문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고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1.9% 각각 증가했다. 직소싱과 대량 매입 등으로 50여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고, 점포 리뉴얼도 매장 방문 유인과 체류 시간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만년 적자인 자회사들은 여전히 이마트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마트 연결자회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이마트 적자 전환의 가장 큰 요인이 됐던 신세계건설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189억원이나 더 키웠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아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고, 지난해 연간 187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다른 자회사들도 적자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 39억원에서 올해 131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SSG닷컴과 지마켓은 전년보다 손실 규모를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각각 139억원, 85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정 회장 체제가 빠르게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 정 회장이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실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지속적인 신규점 출점과 국제 원두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 늘어난 327억원을 기록, 안정적 호실적을 이어갔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0.6% 증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투숙률 개선을 바탕으로 35% 증가한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무엇보다 e커머스의 적자 규모가 줄어든 점도 관전 포인트다. SSG닷컴과 G마켓의 1분기 영업손실은 각각 139억 원, 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22.0%씩 줄었다. 핫딜에 수익성 좋은 제품을 중점 배치하고 물류 센터에 AI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효율성을 높인 점 등이 적자 폭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싱 노하우로 가격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온∙오프라인 협업을 통해 견조한 성장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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