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에퀴닉스가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담은 친환경 전략을 가속화하며 고객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달성 지원에 나선다.

장혜덕 에퀴닉스 한국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보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것이 ESG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ESG 공시 의무에 대응하고 향후 정책적 규제와 기업간거래(B2B) 관계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날 장 대표는 에퀴닉스의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분야 목표 달성을 위한 성과를 담은 '2023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퀴닉스는 2년 연속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서 최고 점수인 A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CDP에 환경 데이터를 공개한 2만3000여개 기업 중 A를 받은 기업은 2% 미만에 불과하다.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커버리지 달성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시설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이처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에퀴닉스는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커버리지를 달성한다는 장기 목표 설정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96%의 재생에너지 커버리지를 달성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시설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집중해 전력효율지수(PUE)를 전년 대비 8.8% 향상시켰다.

에퀴닉스는 지난해 2019년 기준치 대비 스코프 1 및 스코프 2 운영 배출량을 24% 감축하며 2030년까지 기준치 대비 운영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 이와 더불어 에퀴닉스는 공급업체가 자체 과학기반목표(SBT)를 설정해 배출량을 줄이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스코프 3 배출량 목표치의 25%를 충족했고, 2025년에는 66%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에퀴닉스는 전력구매계약(PPA)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5건의 신규 PPA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계약된 재생에너지 총량이 1GW(기가와트)를 넘어섰다. 2023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믹스의 10%를 PPA로 충족했으며,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이 비율은 2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에퀴닉스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자 중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하겠다고 최초로 선언한 기업"이라며 "남은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최근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도 재생에너지 기반 PPA 계약을 체결했고, 수소처리 식물성 기름(HVO) 활용, 액체냉각 도입 확대 등 더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기술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PUE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고객사 '지속가능한 디지털 전환' 돕는다

에퀴닉스는 지속가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원하는 고객사들의 요구사항에 발맞춰 친환경 전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탄소감축 등 고객사의 ESG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

장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갖고 있으며, 에퀴닉스는 이를 공동으로 달성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거나 공급망 사슬 파트너로서 고객사들이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며 "실제 오라클, 컨티넨탈 등의 고객사가 에퀴닉스와 함께 지속가능성 목표를 빠르게 달성 중이라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 고객 입장에선 자체 전산센터를 운영하면 스코프 1, 2에 해당하는 배출량을 해결해야 하지만, 실제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지 않으면 전기 사용이나 탄소 배출을 빠르게 줄이기 어렵다"며 "에퀴닉스처럼 전문적인 데이터센터 업체를 활용하면 스코프 3로 전환해 목표달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전력에 대한 보고서도 개별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오는 2026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하는 ESG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실질적으로 내년부터 탄소배출에 대한 공시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에퀴닉스와 같은 코로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퀴닉스는 2019년 서울 상암동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올해 경기도 고양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SL2x'를 완공했다. 현재 SL2x 부지 옆에 세 번째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 중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국내 에퀴닉스 데이터센터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을 통해 100% 재생에너지 커버리지를 달성하고 있다"며 "리드(LEED) 인증(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시행하는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기술 적용에 대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