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폭우가 내릴 것 같은 7일, FC온라인으로 치러진 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2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전무후무한 3연패를 노리는 KT 롤스터(KT)와 로열로더를 꿈꾸는 WH게이밍의 맞대결이 예고됐죠.
경험 등 모든 면에서 KT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는데요. 두 팀은 화끈한 골잔치를 펼치며 보는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 현장은 WH게이밍과 KT 깃발로 물들여졌습니다. 베테랑과 패기 좋은 신예들의 대결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 결승전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여유가 넘치는 KT. 결승전 베테랑다운 모습입니다. 결승이라는 압박감이 큰 경기를 앞둔 팀이라고 보기 어렵네요. 이런 여유가 KT의 최대 장점인 것 같습니다.
동료들과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레전드' 김정민. 성적과 상관 없이 존재만으로도 동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선수죠.
최근 주춤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곽준혁은 함박 웃음 뒤에 각오를 다지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팀전에서라도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유가 넘치는 KT와는 다르게 WH게이밍은 웃음기 하나 없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는데요. 결승전 무대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빨리 경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듯한 표정의 KT. 디펜딩챔피언답게 우승컵 뒤에 서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잘어울리네요. 과연 경기 마지막에서도 이 샷이 연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시즌 히어로로 떠오른 WH게이밍 이원주. 포스트시즌에서 5번 출전해 모두 승리를 거두는 미친 승률을 보여주면서 될 성 부른 떡잎임을 증명했습니다.
"KT와 WH게이밍이 맞붙는 eK리그 챔피언십 시즌2 결승전, 지금 시작합니다!"
1세트 다인 대결에 출격하는 김정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김관형과 김정민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았죠. 1세트는 KT가 승리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승리한 팀은 결국 WH게이밍. 이원주와 이상민 조합은 오늘까지 3전 전승을 기록하며 다인 대결에서 최강임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2세트에 출격한 곽준혁. WH게이밍이 지목한 선수였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지만, 에이스답게 곽준혁은 4대3으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반면 이번 시즌 곽준혁에게 승리를 거둔 바 있었던 정인호는 경기석을 떠나지 못했는데요. 승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었습니다.
위기에 몰린 WH게이밍. 팀을 구해낼 선수인 이원주가 출격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5전 전승을 거두고 있던 이원주는 김정민에게 승리하며 또다시 세트 스토어를 동점으로 맞췄습니다. 이로써 이원주는 포스트시즌 6전 전승을 이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4세트에 출격해 패한 김정민. 하지만 KT 벤치는 아직도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남은 선수들이 모두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3대3이라는 글자가 이보다 더 선명할 수 없습니다. 결승 경험조차 없는 WH게이밍이 KT를 여기까지 몰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결승은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서로 골을 주고 받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는데요. 연장 후반 종료 휘슬을 몇 분 남겨두고 KT 곽준혁의 골이 터졌습니다.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환호가 흘러나왔습니다.
결국 곽준혁은 자신의 손으로 팀을 우승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결승전에서만 도합 3승을 기록하면서 완전히 부활한 모습인데요. 곽준혁의 부활로 KT는 더욱 강팀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반면, 너무 아쉬운 모습의 WH게이밍 이원주입니다. 하지만 이번만큼 준우승팀이 반짝반짝 빛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은 이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경기가 마무리 된 뒤 두 팀 선수들은 훈훈하게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오랜만에 너무나 재미있는 결승전이 펼쳐진 것 같습니다.
한 팬의 플래카드대로, 결국 eK리그 챔피언십의 '황제'는 KT였습니다.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KT는 결국 자신들의 왕좌를 지켜냈습니다.
준우승을 차지한 WH게이밍에도 현장에서 많은 박수가 쏟아졌는데요. 그만큼 WH게이밍의 반란이 거셌음이 증명되네요. 승격팀이 이렇게 잘 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왕좌를 지켜낸 KT. 개인전과 팀전 연속 3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KT의 국제 대회 활약이 기대됩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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