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증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8700만원대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주 한때 7900만원대까지 밀려났다. 또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했다.

8200만원대로 밀려난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3.78% 하락한 개당 8232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3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담이 열리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500만원대를 재돌파했다. 

하지만 이 대담에서 가상자산 관련 정책이 언급되지 않자 상승분을 반납했다. 또 지난 14일과 15일에는 하락폭을 더 키웠다. 8000만원선이 붕괴된 것. 다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에 성공해 8200만원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널뛰었다. '공포'와 '극단적 공포'를 오간 것. 17일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보다 2포인트 내린 25를 기록했다. 투심이 악화되며 극단적 공포 단계로 전환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업계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고용 지표 악화에 따른 미국 증시 침체가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것. 게다가 미셸 보우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고 노동 시장이 취약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동전쟁 악화, 일본의 금리인상 등도 여전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도 리플도...알트코인은 하락세

비트코인 약세에 알트코인들도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0.92% 하락한 개당 362만7000원에 거래됐다. 다만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 겸 자산운용사 갤럭시의 리서치 VP 크리스틴 김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진행된 194회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 회의에서 개발자들은 이더리움 펙트라 데브넷에 약 11개 거버넌스 제안(EIP)을 묶은 EOF를 적용하는 안, EIP-2537 관련 가스 비용 분석 등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EIP-7702를 적용한 펙트라 데브넷3, EOF를 적용한 펙트라 데브넷4의 적용 시기 등도 다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펙트라 업그레이드는 내년 초로 예정된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개선과 EOF 적용·지갑 UX 개선·통신 레이어 부담 완화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3.86% 하락한 개당 788원에 거래됐다. 지난주 900원대를 돌파했던 리플은 나흘째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 리플랩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리플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아울러 솔라나도 전주 동시간 대비 11.28% 하락한 개당 19만5050원에 거래됐다. 솔라나는 주요 가상자산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토종코인들도 하락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2.18% 하락한 개당 179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전주 동시간 대비 0.8% 하락한 개당 2만4580원에 거래됐다. 위메이드의 위믹스도 전주 동시간 대비 2.39% 하락한 개당 1019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