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IP 기반 PC·콘솔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사진=넥슨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PC·콘솔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사진=넥슨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후속작 개발 흐름이 기성 게임사를 넘어 인디 개발자들에게까지 확대되며 게임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새로운 IP 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팬덤 효과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흥행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4'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 IP 개발을 통한 팬덤 확보가 개발 지속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조명받았다.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세계관 확장까지 나서며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업계 선두를 달리는 넥슨은 장기 서비스 중인 게임을 다수 보유하며 인기 IP를 활용한 후속작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4'에 출품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도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의 대장군 카잔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또 '던파'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DW'는 PC와 모바일, 콘솔 플랫폼을 아우르는 오픈월드 액션 RPG로 개발되고 있다. '블루아카이브'와 '퍼스트 디센던트'를 통해 개발력을 입증한 넥슨게임즈가 개발을 맡아 19년째 국내외에서 흥행을 지속하고 있는 '던파'의 또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한 스위칭 RPG 신작 '호연'.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한 스위칭 RPG 신작 '호연'.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도 오는 28일 출시를 앞둔 스위칭 RPG '호연'에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했다. 원작의 3년 전 무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에는 60여종 캐릭터가 등장해 '아는 맛'과 '새로운 맛'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고기환 캡틴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새로운 주인공과 플레이 스타일로 재해석했다"고 게임을 소개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온기로 인상적인 2분기 실적을 기록한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 'RF온라인 넥스트'를 통해 'RF온라인'의 추억을 소환한다. 넷마블은 상반기에도 '레이븐'의 후속작을 PC와 모바일로 동시 출시했다. 그라비티도 오는 9월 대표 IP '라그나로크'의 도트 감성을 살린 '더 라그나로크' 출시를 앞두고 있다.

흥행 IP를 활용한 전략은 각종 실적으로 이어지며 업계에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 8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중국 '던파 모바일'로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넷마블 '레이븐2'도 2분기 전체 게임 매출 가운데 4%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두며 분기 최대 매출 달성에 일부 기여했다.

공감대 높은 서사로 팬덤을 양산한 원더포션 '산나비' 텀블벅 페이지. /사진=텀블벅
공감대 높은 서사로 팬덤을 양산한 원더포션 '산나비' 텀블벅 페이지. /사진=텀블벅

대표 IP 중에서도 캐릭터나 서사의 힘으로 후속작을 이어가는 작품도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아기자기한 쿠키 캐릭터가 매력인 '쿠키런'을 지속 활용, 최근 '쿠키런: 모험의 탑'으로 실적 개선 성과를 냈다. 데브시스터즈는 크래프톤과 손잡고 연내 '쿠키런' 게임을 인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원더포션 '산나비'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극을 공감대 넓게 그려내 지난 3~4월 진행한 펀딩에서 목표액의 143배에 달하는 금액을 확보한 바 있다. 원더포션은 원작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DLC(다운로더블 콘텐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핵심 IP를 만들면 캐릭터 뿐 아니라 영상이나 소설 등으로도 확장할 수 있으니 세계관이니 팬덤을 만드는 데도 유리하다"며 "2차 창작을 통해 IP 확산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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