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관련 보상과 관련해 넥슨은 10일 오전 넥슨 홈페이지에 신청 페이지를 개설했다. /사진=넥슨 홈페이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관련 보상과 관련해 넥슨은 10일 오전 넥슨 홈페이지에 신청 페이지를 개설했다. /사진=넥슨 홈페이지

넥슨코리아(이하 넥슨)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에 대한 보상계획 권고안을 수용하면서 대규모의 보상안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경색된 게임업계 사업자와 소비자 관계에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아이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됐다고 전날 밝혔다. 넥슨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마련한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계획 권고안을 수락하면서다.

넥슨 측은 "그동안 조정 과정 전반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왔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해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즐거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넥슨은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5773명 외에도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게임 내에서 레드 및 블랙큐브를 취득, 사용한 이용자들 모두에게 보상을 지급하기로 했다. 조정 신청인들의 큐브 구매와 사용이 확인되는 기간을 기준으로 보상 범위를 비 신청인원까지 확대한 것이다.

조정위원회는 넥슨이 보상 대상자들에게 유료아이템인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보상 범위를 확장한 넥슨의 이번 보상금 규모를 약 21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번 보상금 규모는 공정위가 지난 1월 넥슨에게 부과한 과징금의 약 1.9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소비자원은 넥슨의 보상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소비자원 설립 이후 집단분쟁조정 성립에 따른 최대 규모 보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9일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라이브 방송에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디렉터가 사과했다. /사진=넥슨 제공
지난 1월 9일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라이브 방송에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왼쪽)와 김창섭 디렉터가 사과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은 이날 보상 페이지를 마련하고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보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해 보상 결정을 수락한 이들에게는 10월 31일까지 순차적으로 보상을 지급한다. 그 외 대상에게는 12월 31일까지 신청을 받아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넥슨이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한 데 이어 보상 범위를 한층 확대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크래프톤과 위메이드, 그라비티, 컴투스, 웹젠 등 5개사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지난 4~5월 해당 게임사들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조사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어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선두 기업인 넥슨의 이번 보상 결정이 공정위 조사 결과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이들 게임사의 대응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 기관의 중재가 효과적인 갈등 조정 수단으로 자리할 경우 불신에서 비롯된 게임사와 이용자들간 관계를 개선하고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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