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한동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한국발 신규 콘텐츠들이 글로벌 톱 10 비영어 영화 및 TV 부문 1위를 동시에 석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내달 공개하는 '지옥' 시즌2와 오는 12월 선보이는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통해 흥행 동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영화 '무도실무관'과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9월 셋째 주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비영어 영화 및 TV 부문 1위를 동시 석권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 콘텐츠가 비영어 부문 1위를 동시 석권한 것은 2021년 주간 시청 현황을 집계하는 넷플릭스 톱 10 리스트가 도입된 이후 세 번째 기록이다.
넷플릭스는 두 작품의 흥행 배경에 대해 ▲한국적인 소재 ▲참신한 기획력 ▲직업 정신 소재 ▲콘텐츠 규모와 긴장감 등을 꼽았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콘텐츠에 녹이며 한국 시청자들의 선택이 글로벌 인기로 이어지는 현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에서 흥행한 한국 콘텐츠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공개된 '킹덤'과 '오징어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작품의 글로벌 흥행을 계기로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와 높은 흥행 가능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상품으로 꼽혀왔다.
'오징어게임' 이후에도 2022년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한국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피지컬: 100'의 성공으로 흥행 장르를 예능 분야까지 확장하며 보다 다양한 장르에 걸친 한국 콘텐츠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해당 콘텐츠들은 모두 한국 시청자들의 선택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인기가 이어졌다. 신규 콘텐츠의 한국 시장 흥행이 OTT업계에서 글로벌 흥행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 배경이다.
넷플릭스는 '무도실무관'이 생소했던 직업을 다루며 재미와 사회적 의미 모두를 담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2주간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을 뜻하는 시청 수는 1570만을 기록했다.
1위 기록은 한국,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총 10개 국가에서 차지했다. 유럽, 미주 및 아프리카 총 89개 국가에서도 톱 10에 올랐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공개 첫 주 시청 수 380만을 기록하며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올랐다. 서바이벌 장르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참가자들 각자의 전문성을 세심하게 살피는 참신한 기획과 한국의 식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내용이 호평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출연 셰프 식당 리스트를 공유하며 해당 레스토랑들의 방문객이 증가하는 등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정체기였던 외식업계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넷플릭스는 오는 10월 25일 '지옥' 시즌2를 공개하며 한국 콘텐츠를 통한 흥행 기록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어 12월 26일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도 예정됐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번 흥행 기록에 대해 "한국형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고자 고심하는 한국 창작자들의 마음이 세계에 닿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