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5에서 로비오가 앵그리버드 IP에 AI를 활용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5에서 로비오가 앵그리버드 IP에 AI를 활용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화난 새가 돼지들을 공격하는 '앵그리버드'는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강타한 게임이다. 앵그리버드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레드'는 힘차게 날아가 돼지들을 물리쳤고, 나중에는 퍼즐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속적으로 앵그리버드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고 있는 로비오엔터테인먼트는 게임 제작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로비오는 앵그리버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는 절대 AI로 생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AI를 활용하되, 핵심 브랜드 가치와 품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타투 페테르센 예센 로비오 수석 아트디렉터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5에서 앵그리버드 IP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발표하며 자신들만의 적용 방법을 공유했다.

로비오는 유명 IP에서는 캐릭터의 형태와 스타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앵그리버드의 캐릭터 디자인에는 AI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로 생성한 캐릭터를 보면, 분명히 레드라고 인식할 수는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다"며 "표정이나 자세, 털의 질감 등 개별적인 특징을 세밀하게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비슷하게 보인다는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AI는 캐릭터 핵심 요소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캐릭터 제작에는 AI를 사용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표정, 움직임, 포즈는 각각의 개성이 반영돼야 하며 이는 정확한 콘트를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비오가 AI를 활용한 부분은 배경이다. 배경은 캐릭터만큼 정밀한 통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빠르게 배경을 생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아티스트가 캐릭터와 핵심요소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는 "AI가 만든 배경을 바탕으로 아티스트가 마지막 디테일을 수정하며, 브랜드 스타일을 유지한다"며 "이 접근 방식은 아티스트가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로비오는 AI는 도구일뿐, 완전 자동화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하면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AI가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 AI가 생성한 풍경 이미지에서 특정 부분이 이상하게 표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 로비오 측의 설명이다. 이 경우, 로비오는 해당 영역을 AI가 수정하도록 조정하거나, 직접 수작업으로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즉, AI는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마지막 다듬기는 아티스트가 직접 수행한다.

이같은 사례를 통해 로비오는 AI는 강력하지만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단순히 툴을 다루는 능력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며 "AI 결과물이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일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신체 비율이 조금 어색하거나, 표정이 미묘하게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원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언어적 표현력이 아티스트에게 필수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업을 하기 위함"이람며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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