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재판 결과 아직"...더존비즈온 "기존 사업 지속"
급성장 지니언스 "EDR 사업 범위 중소기업까지 확장"

사진=챗지피티
사진=챗지피티

국내 보안·소프트웨어(SW) 산업 주요 상장사들이 3월 말 잇따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지난해 성과를 공유하며 인선을 재정비 하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등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돋보였지만 일부 기업은 대외 논란으로 곤혹을 겪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한컴, 김상철 회장 사내이사 선임...더존비즈온 "기존 사업 변화 없어"

우선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한글과컴퓨터가 27일 제35기 정기주총을 열고 사내이사 3인의 재선임 안건을 강행했다. 재선임 인사에는 변성준 한컴 공동대표와 함께 김상철 회장과 그의 아내 김정실 이사가 올랐다. 김 회장은 각종 사법리스크로 구설에 올라있다.

김 회장은 주식의 변동사항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지난 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는데, 법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이번 이사 재선임 안건이 도마에 올랐다. 가상자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진=한컴 제공
사진=한컴 제공

하지만 한컴이 이날 정기주주총회결과 공시를 통해 이사 선임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고 알렸다. 한컴은 현재 김 회장의 자녀인 김연수 공동대표가 변성준 공동대표와 함께 이끌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도 아니"라며 "경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재선임 안건도) 별 이견 없이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지난해 연결 기준 3048억원의 매출과 4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2.42%, 18.37% 성장했지만, 주가는 지난달 6일 2만5550원을 기록한 뒤 하락을 거듭해 이달 26일 1만9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6일 대비 23.44% 하락한 가격이다.

이에 앞서 더존비즈온도 지난 26일 제48기 정기주총을 열고 지용구 부사장과 이철희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원장의 사내·사외이사 재선임 건을 각각 의결했다.

회사는 이날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사업목적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신용정보의 수집, 분석 제공 및 관련 서비스를 추가했다.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한 조치다.

더존비즈온 강촌 데이터센터/사진=더존비즈온 제공
더존비즈온 강촌 데이터센터/사진=더존비즈온 제공

최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던 '혁신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재조정한 더존비즈온가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영속성을 위한 것으로 변경되는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각각 13.45%, 21.69%의 성장한 4023억원, 881억원을 거둬들였다. 호실적에 주가가 강하게 반등했으나, 이후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던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더존비즈온 측은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추진보다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52% 급등한 지니언스, EDR 범위 확장

이날 보안업계에서도 주주총회가 열렸다. 파수가 제25기 정기 주총을 열고 이지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에, 이지화 액션파워 공동대표를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정삼기 서앤컴퍼니(PEF)대표를 비상근 감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사진=파수 제공
사진=파수 제공

파수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61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06%, 2.24% 성장했다. 올해 테라바이트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보안 취약점 진단 원스톱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성장 가속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니언스는 지난 24일 제20기 정기 주총을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을 통과시켰다. 사업 영역 확대를 목표로 정관에 보안 및 네트워크관제서비스업과 컴퓨터시스템 통합자문 및 구축서비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괄목할 성장세를 올해도 지속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시스템을 기존의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까지 확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사업범위를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사진=지니언스 제공
/사진=지니언스 제공

지니언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496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16% 급등했다. NAC·EDR·제로트러스트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견인했다. 하루 전엔 모건스탠리의 주식 취득 영향으로 주가가 1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31일 티맥스소프트와 안랩 등 주요 보안·SW기업들의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이사회 소집시기 단축을 목표로 하는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의결 예정이다. 안랩은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최고한도액은 지난해와 같은 15억원이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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