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비영어권 쇼 역대 최고 시청수 1, 2위 기록
상업성·작품성 '두 마리 토끼' 잡아...이례적 피날레 예고

'오징어 게임'에서 성기훈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에서 성기훈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오는 27일 '오징어 게임' 시즌3을 공개한다. 이튿날인 28일 서울광장 오프라인 퍼레이드도 연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해 퍼레이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함께하는 이 행사는 콘텐츠 홍보를 넘어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대표 작품' 자리매김

2021년 9월 17일 첫선을 보인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넷플릭스에 기념비적 기록을 남겼다. 공개 후 17일 만에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했고, 4주 만에 누적 시청 시간이 16억5000만 시간을 넘기며 당시 넷플릭스 사상 최다 시청 기록을 세웠다. 또 94개국에서 '오늘의 톱 10' 1위에 오르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의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됐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오른쪽 첫 번째)를 포함한 넷플릭스 임직원들이 '오징어 게임' 출연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오른쪽 첫 번째)를 포함한 넷플릭스 임직원들이 '오징어 게임' 출연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후속 시즌의 성적도 두드러진다. 2024년 12월 26일 공개된 시즌2는 첫 주에만 6800만뷰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시청시간은 4억8760만으로 집계되며 시즌1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전작이 뛰어날수록 좀처럼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즌제의 그늘을 비켜 갔다.

넷플릭스 투둠(TUDUM) 집계에 따르면 시즌1은 현재까지 2억6520만뷰를 기록하며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프로그램 TOP 10' 1위에 올라있다. 3위인 '종이의 집' 시즌4보다 약 2.5배 많다. 2위는 1억9260만뷰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비영어권 콘텐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 바 'K-콘텐츠'가 플랫폼을 지렛대 삼아 영미권 중심의 콘텐츠 질서를 흔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문화 장벽 넘은 한류 선봉장

'오징어 게임'은 콘텐츠 수출 성공 사례를 넘어 미국 주류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시상식에도 균열을 냈다. 시즌1으로 2022년 9월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을 수상하며 비영어권 배우와 창작자가 미국 최고 권위 TV 시상식의 울타리 안쪽에 진입하는 선례를 남겼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2021 미국영화연구소상 등 세계 주요 시상식에서도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시즌1, 2를 통해 넷플릭스가 거둔 수익을 조 단위로 추정 중이다. 이는 글로벌 무대에서 'K-콘텐츠'가 산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입증한 사건으로 기억된다. 

'오징어 게임'의 영향력은 현지 콘텐츠로도 드러났다. 미국 SNL에서 래미 말렉과 피트 데이비슨이 출연한 패러디가 방영됐고,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 미스터 비스트가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콘텐츠를 제작해 현재까지 8억1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게임이나 굿즈 등으로도 제작되며 '오징어 게임'이 할로윈 시즌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미국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런 극적 효과는 시즌2에 접어들며 다소 감소했다. 시즌2는 지난해 9월 제76회 에미상에서 FX·훌루 오리지널 시리즈 '쇼군'에 밀려 수상이 불발됐고, 올해 1월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로튼토마토 관객 평가(팝콘지수)도 시즌2가 63%로 시즌1(83%)보다 감소했다.


시즌3 피날레...'공든 탑' 완성할까

넷플릭스는 시즌3를 마지막으로 '오징어 게임'의 피날레를 전례 없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 작품 공개 다음날인 28일 서울광장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오징어 게임 피날레 팬 이벤트'를 연다. 넷플릭스는 이날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해 최초로 오프라인 퍼레이드도 진행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프론트맨 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에서 프론트맨 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 /사진=넷플릭스 제공

시즌3는 총 6부작으로 구성됐다. 회심의 반격이 실패로 돌아가며 친구를 잃은 성기훈(이정재)의 자책과 분노를 그렸다.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시즌3 예고편은 조회수 2000만회를 넘어서며 시즌1 공개 이후 3년 넘게 이어져온 마지막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3 공개를 앞두고 지난 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도한 경쟁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끊임없는 패배감 속에서 우리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함께 생각을 나눴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인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시즌3은 오는 27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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