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 25 펄어비스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붉은사막'을 시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21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스컴 25 펄어비스 전시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붉은사막'을 시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글로벌 최대 게임쇼라 불리는 게임스컴 25 개막을 앞두고 '붉은사막'을 기다리는 게임 팬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연내 출시가 목표였던 붉은사막 출시가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소식이다. 최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붉은사막은 당연하고 DLC도 여러편 나왔어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붉은사막 출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날, 붉은사막 개발사인 펄어비스 주가가 20% 넘게 곤두박질 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례적으로 양치기 소년이라는 제목이 담긴 날 선 비판의 기업 분석 리포트도 나왔다. 마치 붉은사막이 출시도 전에 침몰하는 것 같은 분위기도 감지됐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OO 걱정은 하는게 아니라고. '붉은사막'에도 이같은 표현이 통용될까? 출시 연기 소식이 전해진 며칠 후, 독일 쾰른에서 게임스컴 25가 개막했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전시부스에는 무려 150대가 넘는 시연대를 마련됐다. 다른 어떤 전시부스보다 많은 규모의 시연대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향한 글로벌 게임팬들의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실제로 게임스컴 현장에서 느껴진 '붉은사막' 위용은 상당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미디어 출입만 허용된 이른바 '비즈니스 데이'였던 개막 첫날에도 전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30여명의 관계자들과 미디어들이 붉은사막을 체험하기 위해 '오픈런'을 했다.

전시회에서 '오픈런'은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게임이라는 방증이다. 수많은 전시부스가 있었지만 비즈니스 데이에 오픈런으로 길게 줄을 세우는 게임은 많지 않다. 올해도 '보더랜드'나 '레지던트이블'를 비롯한 인기 IP에만 오픈런이 벌어졌다. 붉은사막은 인기 IP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구권 게이머들을 맞았다.

붉은사막을 체험한 관계자들은 오픈월드 속 대규모 전투와 보스전으로 이뤄진 데모 시연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들도 출시 일정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알고 있다. 한 미디어 관계자는 출시 연기에 대해 "마이너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출시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자체의 퀄리티에 호평을 내리는 미디어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오픈된 21일에도 붉은사막은 존재감을 뽐냈다. 전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관람객들은 펄어비스 전시부스를 둘러쌌다. 순식간에 90분 대기열이 만들어졌다. 일반 관람객들이 들어올때는 대부분의 전시부스가 오픈런 행렬에 동참하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붉은사막의 대기열이 다른 게임들보다 빠르게 채워졌다. 올해 게임스컴 어워드 4개 부문 후보작 다웠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이 어워드 수상 여부를 떠나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도 상당한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지던트이블 레퀴엠, 보더랜드4 등과 함께 경쟁한다는 점 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게임스컴 어워드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오후에 발표된다. '붉은사막'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쾰른(독일)=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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