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이 간밤 100여분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등 서버 장애로 홍역을 치른 가운데, 발빠른 보상 방안을 공표해 주목된다. 해외 주요 거래소들이 잇따라 장애를 겪어도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당국와 토종업계의 발빠른 대응 덕에 국내 거래소 투자자들의 피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3일 빗썸은 공지사항을 통해 거래 정지에 따른 피해 보상을 발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빗썸 측은 "9월 2일 오후 11시 30분경부터 약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긴급 시스템 점검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피해 보상은 회원들이 직접 피해 내역을 접수하면, 빗썸이 심사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보상 심사결과는 신청일로부터 15영업일 이내 완료 후 통지되며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 30영업일까지 심사가 지연된다. 심사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기간은 보상 심사결과 통지일로부터 10영업일이며 이의제기 기회는 2회까지 가능하다. 보상급 지급은 심사결과 통지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이뤄진다. 특히 빗썸은 거래 지연으로 인한 가격 변동 피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겠다고 명시하면서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거래 정지 원인과 관련해선, 단순 거래 체결 시스템 오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 관계자는 "회원들이 우려하는 해킹이 아니라, 체결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킹이 아닌 단순 서버 장애라는 얘기다.
사실 국내 코인 거래소의 서버장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후에도 국내 주요 코인 거래소의 전산장애가 발생, 많게는 1시간 가량 서비스가 중단된 적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전산장애 원인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금융사 이상의 IT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산장애 발생 시 복구를 위한 대응 체계 수립 및 실제 작동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 체계가 느슨해 개인이 손실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거래소들은 제도권 편입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 보상에 나서는 만큼 투자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투자자들의 투자 피해 상당수는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약 20여 분간 코인 선물 거래가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바이낸스가 세계 최고 거래량을 자랑하는 만큼, 국내 투자자의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바이낸스 거래량의 13%는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내에선 금지된 코인 선물거래를 위해 바이낸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우리 당국의 관할 밖에 있는 만큼, 투자자 상당수는 장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앉았다.
올초에도 글로벌 2위 거래소로 꼽히는 바이비트에서 조단위 이더리움이 인출, 시장이 큰 혼란을 겪었지만 우리 당국은 개입할 수단 자체가 없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빗썸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대형 거래소들이 유사한 서버 문제를 겪었지만, 이용자 피해 보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져왔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시장 신뢰 확보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빗썸은 이날 발빠른 투자자 보호 조치와 보상안을 발표했고, 업비트 역시 최근 '신속 보상 처리 프로세스'를 공개하는 등 이용자의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상태"라며 "이미 금융사 반열에 오른 토종 코인 거래소들이 이처럼 신뢰를 키우고 있는 만큼, 국가적으로 육성책도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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