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가 프랜차이즈화되면서 8개의 프로 게임단이 참여하는 e스포츠 리그가 됐습니다. 그리고 첫 시즌만에 스타가 탄생하면서 하늘에서 FSL을 돕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성장하는 모습입니다. 

하늘에 도운 FSL이 낳은 스타는 젠시티 '원더08' 고원재입니다. 08이라는 숫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2008년생입니다. 올해로 18세, 고등학교 2학년이죠. 아직은 어린 그는 2025년 데뷔해, 그해 치러진 모든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괴물'이 됐습니다.

'원더08' 고원재/사진=이소라 기자
'원더08' 고원재/사진=이소라 기자

모든 리그에서 스타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첫 시즌만에 이처럼 엄청난 스타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FSL은 운이 좋은 리그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원더08'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게이머들이 존재한 덕분입니다. 지금의 '원더08'을 있게 한 것은 2019년 'JM' 김정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JM'은 1988년생입니다. 2008년인 '원더08'과 무려 20살 차이가 납니다.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두 선수가 어떻게 연관이 돼 있는 것일까요. 이는 'JM'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 덕분입니다.

'원더08'의 운명은 2019년 11월 27일 펼쳐진 EA 피파온라인4 챔피언스컵 윈터 한국대표 선발전 A조 승자전 경기 'JM'과 박기홍(현 T1 '별')의 맞대결 경기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기로 유명했던 김정민과 박기홍의 맞대결은 모두를 설레게 했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 도합 9골이 나올 정도로 경기는 화끈했습니다. 결국 승자는 김정민이었습니다. 그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니 가능한 일이었겠죠.

'JM' 김정민/사진=이소라 기자
'JM' 김정민/사진=이소라 기자

그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었던 초등학생 '원더08'의 운명은 그렇게 결정됐습니다. 김정민의 경기력이 반한 '원더08'은 그가 하는 모든 플레이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리틀 김정민'이 돼가고 있었죠.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기 전 '원더08'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JM'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쑥쓰러워서 'JM' 앞에서 팬이라는 말도 못꺼냈지만 말입니다. '원더08'은 수줍게 "사적인 대화를 짧게 나눈 것이 전부"라며 아직까지 직접 팬이라고 밝히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원더08'은 FSL 스프링 시즌 우상이었던 'JM'과의 맞대결을 잊지 못합니다. 거짓말처럼 '원더08'은 'JM'을 꺾고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FSL 데뷔전을 우승 'JM'과 했다는 것은, 지금의 그를 만든 원동력은 아니었을까요.

'원더08'은 앞으로 계속 커나갈 선수입니다. 아마도 그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토리가 써질 것입니다. 라이벌도 나타날 것이고, 그의 천적도 등장하겠죠. 

'원더08' 고원재/사진=이소라 기자
'원더08' 고원재/사진=이소라 기자

하지만 그의 시작을 함께 했던 (본인은 몰랐지만)'JM'만큼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선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원더08'은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선수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자신과 20살 나이차이가 나는 선수가 프로게이머를 꿈 꿀 수 있도록 해준 'JM'. 그리고 자신 역시 그 선수처럼 되기 위해 오랫동안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원더08'.

두 선수가 풀어낸 이야기는 울림이 있습니다. 이는 FSL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더 가치있는 리그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줍니다. 앞으로도 두 선수가 만들어갈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원더08'이 지난 1일 16강에 진출하고 난 뒤 기자에게 던진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맴돕니다. 

'JM' 김정민/사진=이소라 기자
'JM' 김정민/사진=이소라 기자

"결승 상대가 'JM" 김정민 선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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