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을 공략 중인 네이버가 롯데와 함께 손잡고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 네이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 커머스 비즈니스 중심의 협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다양한 신선식품과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컬리와도 협업하며 이용자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확장 전략을 취하며 커머스 시장 내 선두주자인 쿠팡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네이버-롯데, '윈-윈' 전략
7일 네이버는 롯데 유통군과 온·오프라인 유통 부문의 AX 혁신을 위해 전방위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AI·클라우드 등 팀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롯데 유통군이 보유한 방대한 유통 인프라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롯데는 50여년 간 오프라인 유통에 몸 담으며 인프라를 구축한 국내 유통업계 '전통의 강자'였으나, 이커머스 시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직접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선보였으나,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걸며 적자 폭을 줄이고 있으나 이커머스 사업 전반의 손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네이버와의 협업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는 세븐일레븐 등 네이버 플러스스토어(네플스)에 입점된 유통 계열사 상품과 N배송 서비스 중 하나인 '지금배달'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이커머스 내 롯데 유통의 인프라 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쇼핑 ▲상품기획(MD) ▲운영 ▲경영지원 등 4가지 부문의 유통 특화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네이버 클라우드의 AI 마케팅 솔루션인 'N클루(CLUE)'도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 유통망 전반의 AX를 위한 파트너로 네이버를 낙점한 것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롯데와의 협업은 오프라인 판로를 확장할 수 있는 '윈-윈'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은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롯데 유통군 매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네플스와 스마트스토어 등 이커머스 분야에만 머물러 있던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이 오프라인까지 입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컬리 협업으로 '네플스' 탄력 받을까
이처럼 네이버는 커머스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영역의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쿠팡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배송 등의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며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전략이다.
앞서 이뤄진 컬리와의 연대 또한 이 같은 적략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신선식품 분야의 상품군을 강화하고 컬리의 '새벽배송' 인프라를 플랫폼에 적용하며 쿠팡의 '로켓플레시' 서비스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는 컬리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컬리N마트'를 통해 충성 소비층이 확보된 컬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일찍 받아볼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협업 전선 확대를 통해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AI 쇼핑'를 내세우며 야심차게 선보인 네플스는 출시 초기인 지난 5월 49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확보했으나, 비수기인 6월 347만명까지 꺾이며 잠시 주춤하다 지난 8월 386만명으로 다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픈 효과를 넘어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하는 가운데, 컬리와의 협업이 성장세에 다시 탄력을 붙일 수 있을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커머스 실적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 수수료 인상 효과외에도 배송, 생필품 경쟁력 개선으로 거래액(GMV)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컬리 탭 오픈 이후 거래액 추이가 기대되며 커머스 앱 활동성과 객단가는 웹 대비 높은 수준이 확인되고 있기에 보다 가파른 GMV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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