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사진=KT 제공
김영섭 KT 대표 /사진=KT 제공

KT가 오는 4일 이사회를 연다.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가 공식화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침해 사고로 인한 KT 모든 가입자 유심 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김영섭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영섭 대표의 연임 여부가 관심인데, 김영섭 대표는 지난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침해사고와 관련해 "CEO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KT의 차기 CEO 선임은 KT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이사추천위원회가 진행한다. 사내외 후보를 정하고 서류 평가와 면접 등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추천한다. 이사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사외이사 8명은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위원장)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민간 운영위원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다.

과거에는 현 CEO가 연임에 도전한다는 의사를 밝히면 연임을 위한 심사를 먼저 진행했다. 하지만 연임 때마다 불공정 이슈가 제기되면서 연임 우선 심사 제도를 폐지했다. 기존 CEO도 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KT 민영화 이후 취임한 CEO 가운데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던 CEO는 없다. 하지만 연임에 성공한 이후 임기를 모두 마친 CEO는 황창규 전 CEO가 유일하다. 이용경 대표는 연임 의사를 밝혔지만 중간에 철회했고, 남중수 대표와 이석채 대표는 연임 후 검찰 수사를 받다가 불명예 퇴진했다. 구현모 전 대표는 연임이 결정됐지만 국회 등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자진 사퇴했다. 윤경림 사장은 대표로 추천되자마자 사퇴했다. 

김영섭 대표가 이번 이사회에서 연임 포기를 공식화하면, 사실상 연임에 도전하지 않는 첫 대표가 되는 셈이다. 

다만 김영섭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더라도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KT 대표는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에 의해 교체된다는 말이 이번에도 현실화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차기 CEO가 선정되도 정치권의 개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침해사고와 관련한 전 가입자 대상 유심 교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영섭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 고객 대상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지 않도록 재고도 충분히 확보해야 하고 이사회에서도 의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