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컬리 동맹이 한 달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의 배송 경쟁력과 컬리의 신선식품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이용자 혜택과 맞춤형 큐레이션을 강화해 쿠팡 독주체제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컬리N마트' 네이버 약점 채우고 단골 확보
네이버는 컬리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도입한 '컬리N마트'가 거래액 상승, 멤버십 이용자 유입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컬리 동맹을 기반으로 내년까지 단골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단골'은 특정 스토어의 '알림받기' 구독자를 말한다.
실제 지난 한 달 간 컬리N마트 거래액이 50% 이상 증가했으며, 구매자의 80% 이상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골 확보 측면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멤버십 사용자의 재구매율은 비멤버십 대비 약 2배 많았으며, 5회 이상 반복 구매한 단골 사용자 비율은 멤버십 사용자가 비멤버십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골 고객 확장 비결은 신선식품 및 컬리 PB 제품 확보를 통한 제품군 확대와 빠른 배송 시스템, 할인 혜택 덕분으로 풀이된다.
컬리의 PB 상품은 우유와 달걀, 채소 등과 더불어 '이연복의 목란 짬뽕', '조선호텔 떡갈비', '사미헌 갈비탕' 등의 간편식을 스테디셀러로 보유하고 있다. 컬리 플랫폼에서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는 양질의 제품들을 플러스스토어에서 적립 혜택과 함께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컬리 플랫폼에선 4만원 이상 주문해야 무료 배송이 가능한데,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는 컬리N마트에서 2만원 이상만 구매해도 무료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동맹은 배송에도 영향을 미쳤다.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면서 네이버 커머스의 배송 경쟁력이 강화되었고, 그 결과 이러한 제품들이 고객에게 더욱 빠르게 전달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 vs. 쿠팡 경쟁 '격화'
업계는 컬리N마트에서 보여준 컬리와 네이버의 시너지가 쿠팡이 독주해온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의 높은 충성도와 빠른 배송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월 7890원을 납부하면 로켓배송, 로켓프레쉬 등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로 제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고, 무료 반품·환불도 가능하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구독할 수 있고, 배달앱 '쿠팡이츠' 배달비도 무료다.
이런 와우멤버십의 혜택에 대응해 네이버 멤버십도 전선을 확대 중이다. 월 4900원인 네이버 멤버십의 경우 컬리N마트의 신선식품을 새벽배송을 통해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또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OTT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와우 멤버십 못지 않은 다양한 혜택으로 이용자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본격적인 승부수는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제품 큐레이션과 할인 혜택 제공을 통한 단골 확보다. 이 일환으로 네이버는 '네플멤 특가전'을 통해 구매 데이터와 리뷰 기반으로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선별해 특가로 선보이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 대상 10% 추가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또 사용자가 2회 이상 구매한 상품을 자동으로 모아 보여주는 '자주구매' 탭도 오픈하면서 단골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김평송 네이버 컬리N마트 사업리더는 "컬리N마트는 단골이 중요한 장보기 시장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생태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입증하며, 거래액은 물론 재구매율 등 주요 지표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컬리와의 파트너십과 사용자 구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장보기 특화 상품 셀렉션과 혜택을 강화해 단골층을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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