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택진이형 밀어낸 돌아온 '병규형'

#이제는 게임 '빅4' 시대?

#장외거래가 UP... IPO  기대감 솔솔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개발한 펍지의 모회사 크래프톤이 올 1분기 3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이르면 올 연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미 크래프톤의 장외거래가는 3개월새 30% 이상 급증했다. 올해 예상 매출 또한 2조원, 연간 영업이익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넥슨-엔씨소프트- 넷마블로 대표되는 게임 '빅3'의 시대가 아닌 '빅4'의 시대라고 불릴 날도 머지 않았다.  


중국 로열티 덕에 웃었다... 크래프톤 1Q 영업이익만 3500억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082억원, 영업이익은 3524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각각 99%, 2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익 기준으로는 국내 게임 상장사 가운데 엔씨소프트(2414억)와 넷마블(204억)을 큰폭으로 추월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넥슨(4540억원)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크래프톤의 호실적은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버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힘이 컸다. 크래프톤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421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0%에 육박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4518억원, 북미·유럽 308억원, 한국 214억원 등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95%에 달했다. 사실상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화평정영'의 로열티 매출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 지식재산권(IP) 수입을 차단한 탓에, 텐센트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 IP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중국 우회 수출을 이뤄냈다. 그리고 텐센트가 개발을 주도한 탓에 크래프톤 입장에선 별다른 개발비가 소요되지 않았다. 스팀을 통해 서비스도 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PC버전과 달리, 모바일은 순수 로열티 매출로 잡혀 영업이익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평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전세계 이용자는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중국 이용자가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 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달 신규 이용자가 유입되고 있다. 


자산 늘고 부채 줄고... 재무구조 개선으로 IPO '청신호'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 힐하우스캐피털은 크래프톤 주식 8만주를, 주당 50만원대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체 발행주(804만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약 4조원대로 추산된다. 이어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Pre-IPO에서도 이와 비슷한 3조원 후반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례 모두, Pre-IPO인 탓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1분기 호실적 덕분에 크래프톤의 장외주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이날 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주당 거래액은 70만~8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단순 시총만 환산하면 5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르면 올 연말로 예상되는 크래프톤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른 이유다.  

아울러 2년전과 비교해 크래프톤의 재무구조가 훨씬 단단해졌다는 점도 IPO 진행 시, 가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기준, 크래프톤의 부채비율은 450%에 달했으나 지난해 8월에는 90%대로 크게 줄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유치 때마다 발행된 총수익스와프(TRS)와 상환전환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 한 것. 쉽게 말하면, 투자자가 현금성자산으로 투자금을 환수하지 않고 크래프톤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기로 한 것이다.

빚이 사라졌으니, 부채율은 낮아졌고 크래프톤 주식의 가치는 반대로 올라갔다. 실제 이 과정에서 텐센트가 주당 50만원선에서 크래프톤 주식 23만주를 새롭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현재 남은 4000억원 규모의 주요 잔여부채 또한 대부분이 게임아이템 결제 과정 등에서 필요한 선수금용으로 인식돼 회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4차산업위원회 수장을 맡아, 한동안 현장을 떠나있었던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회사로 돌아와 고강도 조직개편을 비롯한 체질개선 작업이 한창인 점도 크래프톤 IPO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장 의장은 게임 개발부터 유통까지 게임 전분야에 노하우가 깊다. 크래프톤이 다양한 핵심 지식재산권(IP)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과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갖춘 게임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 28~30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크래프톤의 기업가치 또한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약 PER 30배를 기준으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6조~9조원 수준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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