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앱스토어 매출 공개... 의미와 배경은? 


애플은 그동안 iOS의 앱스토어 매출액을 공개한 적이 없었습니다. 애플이 수수료를 받는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 매출을 토대로 추정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5일, 애플은 처음으로 2019년 한해 동안 앱스토어를 통해 얻은 매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2019년 앱스토어를 통해 이뤄진 거래 규모는 5190억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약 630조원에 이릅니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전 추정 규모의 8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앱스토어 상거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의류와 음식, 승차공유, 여행 등 실물 상품과 서비스 부문으로 4130억달러의 매출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실물 상품과 서비스 중에서는 '아마존' 같은 리테일 앱 매출이 2680억달러로 가장 컸습니다.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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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246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중국에 이어 미국 27%, 유럽 10%, 일본 7%, 기타 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시장이 애플에게 생각보다 더 중요한 시장임을 시사합니다. 애플은 2015년 중국에서만 587억달러, 전세계 매출의 25%를 얻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하드웨어 판매가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비율이 컸는데, 소프트웨어 판매는 더욱 큰 파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애플이 이번에 처음으로 앱스토어의 매출을 공개한 배경에는 최근 미국 내 애플과 아마존 등 거대 IT업체들의 독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반독점 조사의 일환으로 팀국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팀쿡 CEO는 이번 발표에서 애플과 앱 개발자 간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해 밝히면서, 앱스토어가 IT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전체 매출 중 85%가 앱 개발자와 기업에게 전달된다고 밝혔습니다. 앱스토어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를 보여줌으로써, 반독점 우려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한 의도로 해석됩니다.

팀국 CEO는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어렵고 불안정한 시기에 앱스토어는 기업가 정신과 건강, 웰빙, 교육,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하면서 사람들이 변화하는 세계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도왔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도가 애플에 대한 미국 의회의 압박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 지 궁금합니다.


프랑스 법원, 구글에 "5000만 유로 과징금은 정당하다" 판결 


CNIL(Commission nationale de l'informatique et des libertés)는 프랑스의 국가정보자유위원회입니다. 개인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데이터 프라이버시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독립적인 프랑스 행정 규제 기관입니다. CNIL은 지난해 1월 구글에게 5000만 유로, 약 6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구글이 개인정보 제공 동의 절차에 투명하고 쉬운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EU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명목입니다. 구글은 이에 불복하며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구글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광고 수용자를 특정하는 '타깃광고'가 있습니다.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효과적인 광고 수단으로 유명합니다. CNIL는 구글이 이용자 개인정보가 타깃광고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없도록 설명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해 과징금을 부과했고, 구글은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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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 (Conseil d'État)는 지난 19일, CNIL의 결정은 정당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콩세유데타는 관련 법규 위반의 심각성 등을 CNIL의 판단이 정당하다는 근거로 명시했습니다.
  
구글과 미국 정부는 독립된 별개의 조직이지만, 최근 미국과 프랑스 사이의 갈등은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유럽 각국에서 실질적인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법인을 두는 방식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것에 대해 '디지털 세'를 도입하는 등, 가장 주도적으로 대응한 국가입니다.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글로벌 IT기업들이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연 매출의 3%를 과세하는 방안입니다. 이에 미국은 자국 IT기업들 차별한다며 24억달러 상당의 프랑스 제품에 최고 100%의 보복부과 관세를 예고하며 양국의 갈등은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 대응에 정책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일단 협상을 중단할 것을 제안하는 서안을 유럽 4개국 재무장관에게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18일 프랑스앵테르 방송에 출연해 "므누신 장관이 보낸 서한은 도발"이라며,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미국과 프랑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전세계의 관심이 주목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빠진 디즈니, 이번엔 인종 차별 논란?


디즈니는 글로벌 기업 중에서 코로나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입니다. 디즈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디즈니플러스라는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같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특수를 누렸지만, 디즈니의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와 영화산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해제되면서, 디즈니는 거의 넉달여 만인 7월17일 자세한 안전 수칙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재개장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 노조와 인근 주민들은 재개장이 너무 이르다며 청원을 진행중입니다. 여기에는 20일 기준 4만명 이상이 서명했습니다.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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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고심하고 있는 디즈니에게 예상치 못했던 또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뜨거운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슈입니다. 디즈니랜드에 있는 '스플래시 마운틴'이라는 놀이기구 때문인데요. 스플래시 마운틴은 통나무 배 같은 기구를 타고 캐릭터와 노래 부르는 인형이 나오는 숲속을 돌아다니는 인기 놀이기구입니다.

문제는 스플래시 마운틴의 배경 음악과 캐릭터가 디즈니의 1946년 개봉작 '남부의 노래(Song of South)'에서 따왔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노예제를 찬양하고 흑인 인물 묘사가 흑인에 대한 선입견에 기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영화입니다.

디즈니의 과거 작품들도 인종차별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휘말렸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를 도입하면서, 인종 차별과 같은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뤘다는 지적입니다. 예를 들어 1941년 개봉작 '덤보' 캐릭터 짐 크라우나 1994년작 '라이언 킹'의 하이에나 캐릭터가 소수 인종을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이 프로그램은 원작 그대로 제공되기에, 작품에는 구식 문화적 묘사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에 흑백 차별에 대한 비판 강도가 훨씬 거세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을 문화적 콘텐츠에 대한 비판의 근거로 삼는 일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디즈니는 PC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던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지난해 7월 디즈니는 인어공주의 애리얼 역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흑인 배우를 캐스팅하며 PC를 추구하기 위해 원작이 있는 작품의 설정까지 무너뜨린다는 비판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문제에 인종차별 논란까지, 여러 위기를 겪고 있는 디즈니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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