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은 질병이라더니... 게임이 '치료제' 됐다
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한번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게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공식적으로, 또 전세계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5월2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공식적인 '질병'으로 분류하고, 6C51이라는 질병 코드를 부여한 사건 때문입니다.
'중독적 행위로 인한 장애' 항목에 도박 중독이 6C50이라는 코드로 분류돼 있습니다. 정신, 행동,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돼 있는 분류입니다. 게임중독을 마약, 도박, 술, 담배 중독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이 질병 코드 부여는 '게임중독'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근거가 빈약하다는 이유로 전세계 각 분야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게임중독에 질병 코드가 부여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은 194개 WHO회원국에서 2022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이한 국면에서, 이 문제는 또 한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올 4월2일 WHO가 코로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을 만나지 말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담은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WHO는 이 캠페인을 위해 게임을 장려했습니다. 라이엇, 블리자드 등 18개 글로벌 게임회사들은 이 캠페인을 적극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1년 전,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했던 WHO가 코로나 국면에서 게임을 추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특히 같은 중독 문제로 분류했던 술, 담배 등은 추천하지 않으면서 게임을 장려하는 것은 WHO도 게임의 유해성이 다른 중독 물질들과 동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 의견이 거셌습니다.
이렇게 1, 2라운드를 거친 게임의 유해성 문제는 3라운드를 맞이했습니다. 현지 시각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비디오 게임을 어린이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수단으로 공식 승인했습니다. FDA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인 아킬리 인터랙티브 랩이 만든 게임 '인데버알엑스(EndeavorRx)'가 'ADHD를 앓는 어린이의 주의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데버알엑스는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해 공중에 떠다니는 보드를 타고 길을 따라 여행하는 게임입니다.
FDA의 공식 승인을 받은 만큼, 치료 목적으로 이 게임을 이용하려면 다른 약물과 같이 공식 처방전이 필요합니다. 만 8~12세 어린이만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WHO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생긴 셈입니다. 새로운 국면을 맞한 게임과 게임 중독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어떻게 귀결될지 궁금합니다.
N번방 메신저로 불리는 텔레그램, 코로나 만나 '훨훨'
텔레그램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오픈소스 모바일 메신저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활용되는 메신저이지만, 다른 메신저들과는 달리 텔레그램을 통해 어떠한 수익도 나지 않는 비영리 구조입니다. 비영리기 때문에 유료 기능이나 광고가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텔레그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종단간 암호화는 채팅을 하는 두 단말기 상에서만 채팅 기록이 남고, 서버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역할만 수행하는 형식입니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은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N번방' 사건이 발생한 플랫폼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내에서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진 원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텔레그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과는 별개로, 텔레그램 사용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4월 월 이용자(MAU)가 4억명으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1억명이나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메신저는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왓츠앱입니다. 왓츠앱 이용자는 20억명에 달합니다. 이용자 4억명이라는 숫자는 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억6500만명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라인과 5100만명의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카오톡보다는 훨씬 큰 규모입니다.
텔레그램 서비스는 2013년 시작되었는데, 월 이용자 증가폭이 1억명이 넘은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미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른 메신저 시장에서 이렇게 크게 사용자를 늘린 일은 이례적입니다.
이러한 성장세는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와 원격근무가 늘어난 상황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분석됩니다. 텔레그램이 보안이 가장 뛰어난 메신저라는 인식 때문에, 보안 유지가 중요한 업무와 관련된 연락을 할 때 다른 메신저가 아닌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난 것입니다.
텔레그램 측도 "매우 빠른 속도로 전세계 사람들이 텔레그램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텔레그램은 기세를 몰아 원격근무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 통화 서비스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텔레그램은 '익명성' 때문에 이슬람 국가(IS)의 테러 모의 창구로 이용되는 등 세계 각국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지만, '익명성' 덕분에 사용자는 계속해서 늘어가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텔레그램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있는 가운데, 텔레그램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미국의 화웨이 봉쇄조치 완화됐다
화웨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2018년부터 계속 강해지고 있습니다. 2019년 5월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에 관한 행정명령' 내용을 담은 백악관 행정명령 13873호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에서 기술 유출을 시도하는 등 보안 침해 행위를 자행하는 기업에 대한 무역을 금지하는 명령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미국에서의 사업을 전혀 할 수 없게 되었고, 미국이 아닌 해외 지역 사업도 큰 지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1년 연장하고,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게 하는 등 더욱 강도높은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강력하던 화웨이 봉쇄령을 일부 해제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현지시각 15일 화웨이의 거래 전면금지 규정을 일부 수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술표준 국제기구에 참여하거나 기업이 공동표준기술을 개발할 때, 미국 정부에 따로 수출 허가를 요청하지 않아도 기술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입니다.
미국의 이러한 완화 조치는 5G에 대한 미국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장려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5G 기술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화웨이와의 협력 없이 5G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미국 기업을 위해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한 것입니다.
화웨이는 최근 스페인 정보국 산하 인증기관 CCN으로부터 보안에 대한 공통평가기준(CC)인증을 받았습니다. 네트워크 장비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평가보증등급(EAL)인증이었습니다.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통해 보안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공식적으로 반론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셈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코로나사태 속에서 지난 4월 월간 기준으로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러가지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화웨이가 앞으로 어떠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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