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카카오의 자회사 중 첫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입성 시기를 오는 9월로 잡았다. 

3일 카카오게임즈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총 1600만주(전체 주식의 21.9% 규모)를, 희망가 2만~2만4000원(액면가 100원)에 공모하는 형태로 오는 9월 중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당일, 최대 1.8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최대 3840억원의 목돈을 손에 쥘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가 IPO를 준비하던 시기 내걸었던 공모 희망가격 밴드(1241억~1923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이는 현재 카카오게임즈 장외거래 추정 시가총액의 약 절반에 불과한 금액이다. 카카오게임즈는 3일 기준, 장외거래 플랫폼을 통해 주당 6만원, 시가총액 3.6조원을 기록 중이다. 발행주식이 늘어난다는 것을 고려해도 업계의 추정가치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이로인해 투자업계에선 공모가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탓에 카카오게임즈 역시 SK바이오팜과 마찬가지로 공모주 청약 열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한다. 장외에서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공모주 청약을 통해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외형규모를 갖춘 펄어비스가 현재 2조5000억원 규모의 시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게임즈 공모열풍의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자회사라는 이점까지 갖고 있는데다, 펄어비스와 달리 PC와 모바일 게임 개발부터 유통, 가상현실(VR) 등 게임사업의 전분야를 영위하는 국내에 몇 안되는 사업자다. 카카오페이지부터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커머스 등 카카오 관계사들과의 시너지 후광도 적지 않다.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앞서 진행된 SK바이오팜에 역대급 청약 경쟁이 펼쳐졌다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부진했던 글로벌 증시가 회복해 국내 공모주 시장 역시 분위기가 바뀐데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극대화된 덕분에 공모시장을 노리는 개인투자자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에는 총 1076개 기관이 참여, 기관 자금만 무려 575조원이 몰렸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835.66:1에 달했다. 공모가는 4만원대에 책정됐지만 상장 직후, 5배가 올라 20만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2년전보다 강해진 기초 체력에 카카오 플랫폼의 역량이 대폭 강해지며 언택트 시장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청약 경쟁이 거셀 것으로 보이며 상장 이후, 3조~4조원대의 시가총액 달성도 무리라고 보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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