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 사진 =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 사진 = 카카오게임즈

 

이르면 내달 중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카카오의 게임부문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연일 장외 주가를 끌어올리며 어느덧 장외시총 4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지원을 선언한 가운데, 그 첫 수혜주로 카카오게임즈가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장외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이 1주당 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이틀새 30% 가량 급등한 수치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약 6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일반 개인물량은 약 10%대로 추정된다. 

올초까지 1만~2만원선에 거래되던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지난달 카카오게임즈가 IPO를 위한 상장 예심청구에 돌입하면서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증권가에선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선 게임과 바이오 등 미래성장주에 대한 투자선호도가 크게 늘어난데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어 기업가치를 쉽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증권가 전망치를 두배 가까이 넘어선 상황. 여기에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와 디지털 뉴딜의 성공을 위해 과감한 세액 공제정책을 꺼낸 만큼, 미래성장주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 = 카카오게임즈
사진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힘…장르불문 개발력+유통능력 다 갖췄다 


사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IPO를 시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2년만에 다시 IPO 시장에 돌아온 카카오게임즈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개발과 유통, 크게 두가지 사업부문을 모두 잘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내 게임사라는 점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와 PC를 넘나들며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배틀그라운드의 PC온라인버전과 액션 RPG 패스오브엑자일 외에도 4년째 북미 유럽에서 서비스 중인 검은사막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모바일게임 또한 게임대상을 거머쥔 '블레이드'의 개발자 김재영 대표의 신작 '오딘'의 유통권을 따낸데다, 핵심캐시카우인 달빛조각사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3910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 규모다. 올초 중견게임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지분 53%)하면서 올해 연결 매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본체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유럽과 북미, 일본 법인을 두고 있고 개발자회사로 라이프엠엠오, 프렌즈게임즈 등 10여개의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개발진과 경쟁력 있는 IP를 보유하고 있는 엑스엘게임즈 인수를 비롯해 국내 유망 개발사인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등의 핵심 개발사에 투자하면서 자체 개발 역량을 더욱 끌어올렸다.

이들의 핵심은 각각의 강점을 지닌 개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게임즈 등을 통한 캐주얼 장르의 신작 개발 외에도 라이프엠엠오를 통해 위치기반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 중이다. 또한 엑스엘게임즈를 통해 대형 MMORPG 개발력도 확보했다. 대형 MMORPG를 개발할 수 있는 게임 개발사도 사실 몇 안된다. 

그외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게임, 골프예약 플랫폼, VR 서비스 등 새로운 트랜드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개발 중인 VR 게임의 경우,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 PC온라인 버전과 검은사막 PC온라인버전의 국내 유통을 전담하며 대작 타이틀의 해외 유통 노하우도 국내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다. 향후 크래프톤의 신작 MMORPG '엘리온'을 포함한 국내 다양한 장르의 글로벌 유통 및 해외 시장에서 개발된 양질의 타이틀을 지속 유통할 것으로 전망돼 유통사로서의 입지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도 투자는 자신의 몫…미래성장주 쏠림 현상 주의해야


증권가에선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를 비롯한 미래성장주의 주가 과열 현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매수 리포트는 꾸준히 내고 있지만, 미래가치 측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속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벨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여의도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매출와 영업이익 상승세에 비해 과도하게 주가가 부풀어 오른 점 역시 투자자들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열풍이 상장 이후에도 이어져 주당 20만원을 돌파했지만 스톡옵션 현금화를 원하는 직원들이 다수 퇴사하고 기관 매도 물량이 늘어나며 주가는 다시 18만원대로 소폭 가라앉은 상황이다. 영원한 질주는 없는 법.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또한 정부의 '디지털 뉴딜' 선언 이후, 수혜주로 지목됐음에도 연일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성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기존 산업군 대비, 비대면(언택트) 미래성장주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그 분기점은 미래성장주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 실적 발표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주가상승과 더불어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조정으로 투자심리가 단기 냉각된 상황"이라며 "2분기 실적이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펀더멘털 개선 폭은 상반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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