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네이버NOW에 이용자 몰려

사진 = 네이버 NOW
사진 = 네이버 NOW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동영상 시장을 장악했다고?

넷플릭스만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플랫폼 네이버-카카오가 '엔터 슈퍼앱'으로 거듭나면서 영상 플랫폼 시장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면에 '네이버 NOW'를 내걸면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카카오TV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들은 플랫폼 강점을 십분 활용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며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동영상 서비스에 밀리지 않는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 때문에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있는 국내 주요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은 체면을 구기고 있는 모습이다.


엔터 콘텐츠를 고화질 라이브로... AI 더한 진격의 '네이버 NOW'


지난해 8월 네이버 모바일 첫화면에 출시된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 NOW는 최근 오디오 플랫폼을 넘어 라이브 영상서비스를 대거 론칭하며 사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백지영과 송가인, 혁오 등 인기 가수들의 모바일 라이브 공연인 'NOW FEST 2020'을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는 고도화된 라이브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의 음질과 라이브 화질을 구현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영상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한편, 이용자 니즈까지 적극 반영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NOW에 '박나래의 대외비' 등 자체 예능 콘텐츠까지 더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데이터 프리를 앞세워 초고화질의 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한 것도 네이버 NOW의 강점이다.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한류스타를 앞세운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네이버는 콘텐츠 창작자 육성을 위해 네이버TV에 창작자 후원 기능을 추가했고, 올해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이용자가 창작자를 후원할 수 있도록 '라이브 후원' 기능도 추가하며 유튜브 추격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숏폼 시장 노리는 카카오TV


지난 1일 출시된 카카오TV는 대놓고 넷플릭스와 이동통신사들의 동영상 서비스를 정조준했다. 노홍철과 이경규, 이효리 등 유명 예능인을 앞세운 콘텐츠부터 숏폼 드라마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앞세웠다. 볼만한 서비스를 선보이니 이용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출시 초반 기록적인 흥행세를 잇고 있다. 론칭과 동시에 발표된 콘텐츠 트래픽이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카카오채널을 통한 구독자 기반도 250만을 상회하고 있다. 

카카오TV의 론칭 라인업을 살펴보면 ▲아만자 ▲연애혁명 등 디지털 드라마 두 작품과 ▲찐경규 ▲내 꿈은 라이언 ▲카카오TV 모닝 ▲페이스아이디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등 5개의 디지털 예능 콘텐츠까지 총 7개 타이틀로 구성됐다. 추후 새로운 타이틀이 꾸준히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카카오TV는 예능 20개 타이틀, 300여개 에피소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들 모두 각 회별 10~20분 내외로 구성된 숏폼 콘텐츠라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예능 콘텐츠는 모바일 시청 환경을 고려해 세로형 콘텐츠로 제작, 공개된다. 아울러 이효리, 김구라 등 국내 대표 예능인부터 서수민 PD 등 실력파 제작인력을 모두 끌어들여 앞으로 나올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 그래픽 = 픽사베이
넷플릭스/ 그래픽 = 픽사베이

 


"타깃 전략 절실해" 이통사 OTT가 죽 쓰는 이유 


네이버-카카오가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들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웨이브의 7월 월간순이용자(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271만명으로 지난 4월 대비 50만명 가량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특수'가 기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용자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같은기간 KT의 '시즌'의 MAU 역시 130만명에 그쳤다.넉달새 30만명 가량 이탈했다. 티빙 또한 MAU 131만명을 기록했다. 20만명이 빠져나갔다. 그나마 왓챠가 줄곧 40만명대의 MAU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경쟁자들과의 격차가 적지 않다. 

문제는 그나마 지상파 중심의 토종 동영상 서비스 충성도가 높았던 3040세대와 50대 장년층이 넷플릭스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올해(1월~7월) 40대 이용자 비중은 전체의 24%로 1년전과 비교해 무려 5% 급증했다. 지난해만해도 넷플릭스의 20대 비중은 36%에 달했으나, 올해는 전연령으로 시청층이 확대되면서 27%대로 줄어든 모습이다. 특히 50대 이용자 비중 또한 12%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모습이다.

이통사 주도 동영상 서비스가 '타도 넷플릭스'를 외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주로 아이돌 중심의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그나마 웨이브가 SF 드라마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시선을 잡아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세대별 맞춤 콘텐츠를 내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자칫 이통사 주도 동영상 서비스가 넷플릭스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에 잡아먹힐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동영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를 잡아야 한다"며 "현재 넷플릭스 이용자가 많은 이유도 결국 볼만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영상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결국 그들이 만든 콘텐츠가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이통사 주도 동영상 서비스들도 넷플릭스를 따라잡겠다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쥐꼬리만한 투자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말뿐인 투자가 아닌, 동영상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과감한 투자로 볼만한 콘텐츠를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 동영상 시대의 새로운 강자로 주목할만하다"고 전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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