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도 외면받는 토종 OTT
유일하게 '왓챠'만 선전 중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세대를 막론하고 매달 이용자를 끌어올리며 국내 1위 영상플랫폼 자리를 지켜온 구글 '유튜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잘 나가던 유튜브의 국내 이용자가 반년새 큰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MZ 세대'라 불리는 1020세대가 1~3분 내외의 짧은 영상(숏폼)을 선호하는데다, 3040세대는 가볍지 않은 양질의 콘텐츠가 모여있는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OTT) 서비스로 대거 이동한 것이 유튜브 약세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유튜브의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인 탓에 최근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유튜브에서 이탈한 이용자들이 넷플릭스나 틱톡같은 해외 서비스로 유입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종 OTT 서비스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용자 200만명 빠져나간 유튜브... 고스란히 넷플릭스로 이동


2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유튜브의 월간순이용수(안드로이드 기준, MAU)는 3290만명으로 지난 1월대비 200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넷플릭스의 MAU는 467만명으로 지난 1월대비 140만명 가량 순증했다. 유튜브에서 줄어든 이용자가 고스란히 넷플릭스로 이동한 셈. 특히 넷플릭스가 유료 계정 당 중복 아이디가 적지 않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이용자가 어느덧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변화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구독서비스 지출에 부담이 적고, 양질의 영상을 소비하겠다는 3040세대의 니즈가 이같은 변화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기간 토종 OTT 서비스는 정작 넷플릭스에 밀려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왓챠'가 유일하게 6월 MAU 43만명을 기록, 지난 1월대비 5만명 가량 이용자를 늘렸다. '웨이브'와 '시즌' 등 국내 이동통신사와 지상파 연합 서비스는 오히려 10% 가량 이용자가 줄었다. 


부모님 세대 싫어요... 숏폼으로 떠나는 MZ세대 


유튜브의 이같은 약세에 대해 일각에선 'MZ 세대'가 유튜브를 떠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유튜브가 인공지능(AI) 알고리듬을 통해 취향에 따라 추천 영상을 제공하지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부분 긴호흡의 영상에 주력하고 있어 '숏폼'에 익숙한 1020세대는 유튜브를 떠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100만명 안팎에 불과하던 틱톡의 국내 이용자 숫자는 올 6월 들어 400만명대로 급증했다. 틱톡은 1분 내외의 영상을 빠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이 구성돼있고 소비층 대부분이 1020대다.

반대로 유튜브의 경우, 1020세대가 급격하게 줄면서 중장년층들이 주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6월까지 40대 미만 유튜브 이용자 비중은 46%에 달했으나, 1년이 지난 올 1~6월에는 44%대로 줄었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1020세대가 페이스북 대신 인스타그램을 택했듯, 영상 소비면에서도 부모님 세대가 선호하는 유튜브 대신 틱톡 등 보다 감각적인 숏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관련업계에선 이같은 유튜브의 약세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경우가 늘어나고,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영상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넷플릭스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인 탓에 유튜브의 약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장년층의 유튜브 선호도가 굳건해 앞으로도 유튜브 독점시대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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