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왼쪽)·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여민수(왼쪽)·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국내 비대면(언택트) 주도주 카카오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3400억원에 달하는 교환사채(EB) 발행을 공식화한 가운데, 해외시장의 높은 기대치 덕에 교환가를 주가대비 13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B 확보에 팔 걷은 해외투자자…카카오 '교환가' 올렸다  


22일 카카오는 정정공시를 통해 전날 발행을 예고했던 3억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EB 발행가를 주당 47만7225원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1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자기주식 75만3407주에 해당하는 EB를 주당 45만713원에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희망 제안이 잇따르면서 EB 교환가를 종전보다 2만원 가량 올린 것. 특히 해당 EB는 별도로 책정된 이자가 없어, 사실상 카카오의 주식을 해외 투자자가 비싸게 사들이는 것이다. 

이번 EB 발행에 따른 교환 대상 주식수는 71만 1552주로, 종전대비 4만주 가량 줄었다. 교환청구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만기일인 2023년 4월 18일까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외에도 자회사 IPO에 대한 기대감 탓에 해외에서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몸값 비싸진 카카오…가용 현찰만 수조원?


카카오가 싱가포르에서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은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16년에도 글로벌 연기금 투자자를 상대로 2억달러(약 226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2018년에도 싱가포르에서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 싱가포르에 상장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번 교환사채 발행 목적에 대해 "카카오의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투자업계에선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9월 기준) 2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대규모 M&A 가능성을 제기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가 덩치를 불리면서도, 특별한 M&A가 없었던 만큼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과거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같은 대규모 빅딜을 검토하거나,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거점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했다.

실제 카카오는 해외 투자유치 및 꾸준한 분사, SK텔레콤과의 자사주 맞교환에도 불구하고 2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외 248만9934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 주가로 환산하면 1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인수금융과 관계사 자산까지 더하면 대규모 빅딜이 가능하다.  

다만 카카오는 특정 인수 대상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수 대상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고 카카오M 합병 당시 취득한 자사주를 5년내 처분해야해 이를 털어낸 것"이라며 "현 시장을 감안할 때 자금 확보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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