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개 금메달 배정, 공정한 종목 선정 관건
군면제 달린 일... 공정한 대표선발 이뤄져야

그동안 시범 종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시안게임에 모습을 드러냈던 e스포츠가 드디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는 오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e스포츠 대표 선수들은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 함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위 선양을 위해 뛰게 됐습니다.


시대 흐름탄 정식 종목 채택


e스포츠는 2017년 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초정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이후에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이름을 올렸죠. 2018년에는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 '마루' 조성주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페이커' 이상혁이 참가한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팀은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e스포츠가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던 것은 새로운 새대로 불리는 MZ 세대가 가장 많이 즐기고 보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MZ 세대는 정통 스포츠를 보는 비율이 높지 않아 국제 스포츠 대회를 주최하는 단체 역시 많은 고민 끝에 그들을 품기 위해 e스포츠에 지속적으로 손을 내민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 역시 이런 시대의 흐름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서도 아시안게임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고 추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e스포츠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종목입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스포츠 대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e스포츠는 최고의 대안이죠. 또한 아시안게임에 젊은이들의 관심을 돌리는데 e스포츠만한 종목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총 6개 금메달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e스포츠에 총 6개의 금메달을 배정했습니다. 물론 종목은 다양한 국가들의 논의가 있어야 할 테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가 들어갈 것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으며 배틀드라운드, 피파온라인4, 배틀그라운드 등 아시아 지역에서 국제대회가 열리는 게임들을 중심으로 종목이 선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
2018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

지난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시로얄,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펜타스톰, 위닝일레븐 등 6개 종목이 채택됐습니다. 사실 고개가 갸웃해지는 종목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아마도 시범 종목이었기에 게임사들의 적극성이 종목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식 종목에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납득할만한 종목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무조건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기에 얼마 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입장에서는 절로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범 종목때 은메달에 머물렀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고질적인 군문제 돌파구 마련할까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e스포츠 관계자들보다도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프로게이머들입니다. 항상 군복무 문제로 일찍 은퇴를 해야 했던 프로게이머들에게는 군면제라는 천금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죠.

실제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국위 선양의 공을 인정 받아 군대를 면제 받게 됩니다. 2018년 아시안 게임 최대 화두는 축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해 손흥민이 과연 군대 면제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였죠. 만약 이번에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손흥민은 수백억의 연봉을 포기하고 군대에 입대해야 했기 때문이죠.

다행히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획득했고 손흥민은 군면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국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렇게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선수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면서 국위 선양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과 함께 '페이커' 이상혁의 군문제가 화두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군면제까지는 힘들더라도 군 입대를 미뤄주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죠.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상으로는 '페이커' 이상혁이나 방탄소년단의 군면제나 군 입대 연기는 불가능하다는 원론만을 확인한 채 논란은 마무리 됐습니다.

그러나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e스포츠가 채택되면서 프로게이머도 군면제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동안 군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프로게이머들과 게임단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죠. 


대표팀 선발 방식 등 해결해야 할 문제 산더미


또다른 과제도 있습니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종목들의 대표를 어떻게 선발할 것이냐의 여부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2나 피파온라인 등 개인전이 가능한 게임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팀전으로 치러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의 경우에는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군면제라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의 불공정이 생기면 아마 팬들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먼저 들고 일어날 것이 자명하겠죠. 

2018년 시범 종목이었던 아시안게임 대표는 임의적으로 선발됐습니다. 당시에는 메달을 딴다 해도 큰 의미가 없는 대회였기 때문에 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각 종목에서 적당한 선수들을 선발해 출전시켰죠. 시범 종목이었기에 팬들 사이에서도 이런 선발 방식이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페이커' 이상혁

하지만 군문제가 걸리게 된다면 대표팀 선발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팀을 선발해 한팀 전체가 나가게 될지, 아니면 포지션별로 선수들 선발할지를 말입니다. 대부분의 정통 스포츠의 경우 팀전은 포지션별로 선발을 하기 때문에 e스포츠 역시 그 룰을 따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다른 정통 스포츠처럼 감독과 코치를 선임해 선수 선발 권한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스케줄이 있는 상황에서 각 팀이 선발된 선수들을 대표팀에 차출하는데 동의해야 하고, 어떤 사람을 감독으로 내세워야 할지 합의를 도출하는 것 역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격상된 e스포츠 위상... 2021년 할 일이 많다


그래도 일단은 참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꿈만 같았던 올림픽 입성이 이뤄졌기 때문이죠. 기성 세대들이 손가락질하던 문화에서 이제는 시대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로 인정 받았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겠죠.

2021년은 참 할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처음으로 프랜차이즈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있을 아시안 게임에 대비해 선수 선발 문제부터 다양한 것들이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2021년에는 금메달 획득시 병역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더 기쁜 소식이 들려올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