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올해 드라마틱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줄곧 '내수 사업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던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공세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2M의 대만-일본 티저사이트를 열고 오는 8일, 양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예약자 모집에 나선다. 증권가에선 리니지2M의 3월 출시를 가정할 경우, 초기 일매출을 대략 대만 5억원, 일본 10억원 선으로 추정한다.

NH투자증권은 양국 합산 일매출을 14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와 유사한 전망치를 내놓은 삼성증권은 1분기 리니지2M 해외 합산매출이 1000억원, 2분기부터는 2000억~2500억원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해보면 올해 리니지2M의 해외매출이 무려 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증권가가 리니지2M 해외성과와 관련, 장밋빛 전망을 줄지어 내놓는 이유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이 대만-일본 양국에서 인지도가 상당한 데다, 일본의 경우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흥행에 성공하며 리니지 모바일의 위력을 떨쳤기 때문이다. 대만 역시 리니지M이 지난 2017년 12월 출시된 이후, 지난 2년10개월간 누적 매출액이 8500억원에 달해 기대감이 상당하다. 리니지M의 대만 출시 첫해에는 5000억원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증권가에선 대만-일본 동시 출격을 선언한 엔씨소프트의 자신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의 경우, 대만에서만 1분기 출시하고 일본에는 연내 출시한다는 것이 기존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긴 상황"이라며 "특히, 재택근무 연장으로 추가적인 출시 일정 지연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른 출시일 발표로 본격적인 밸류에이션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음악 콘솔게임 '퓨저'의 플랫폼 확대 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1분기 중 국내 출시를 예고한 블레이드앤소울2의 해외 진출과 리니지 IP의 서구권 출시도 속속 진행할 계획이다. 블소2의 경우, 누적으로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이 나오고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엔씨표 한국형 MMORPG'의 수출 성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의 야구 마케팅도 빛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북미 현지의 KBO 야구팬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야구단인 NC 다이노스와 영어 약자, 지역 명물(공룡)이 일치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NC 다이노스 팬을 자처하는 팬들의 게시물이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당장 NC 다이노스의 북미 인기와 결부된 마케팅 계획을 공식화하진 않고 있지만 업계에선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관련 마케팅의 진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북미 법인은 현재 김택진 대표의 부인 윤송이 사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피어그룹과의 벨류에이션 갭 축소가 예상된다"면서 "해외 확장성과 제한된 플랫폼, 올드 IP 의존이 약점으로 꼽혀왔지만 이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해외 확장, 플랫폼 확장이 지속되며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가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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