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밀리지 않는 보상 약속
#연봉 일괄인상? 능력주의 필요해
#이해진 "네이버는 아직 성장 중" 김범수 "최고 인재엔 최고 대우"
토종 인터넷 기업을 대표하는 두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원들 앞에 섰다. 심지어 같은날 같은 시간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그만큼 양사 모두 성과 불만에 입이 튀어나온 직원들이 많았다. 양사는 나란히 1년새 기업가치를 2배 가량 불렸고, 두자릿 수를 뛰어넘는 매출·영업익 상승률을 기록했다. 직원들은 더 많은 보상을 원했다. 사람이라면 당연지사다. 반란(?)으로 승리를 거둔 SK하이닉스의 사례도 있었다.
두 창업자는 직원들을 위로하고, 강력한 보상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네이버에 크게 밀리지 않아"라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보상안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요즘 판교에서 유행처럼 일고 있는 '연봉 일괄인상'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 살아남기 위해선 직원들 모두가 스스로 능력을 입증해야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적인 입장이었다.
日로 떠나는 이해진의 속마음 "네이버는 아직 갈길이 멀다"
2년만에 네이버 직원들 앞에선 이해진 GIO는 "직원들과 성과를 나눠 기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올해 진심으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그동안 열심히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는데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 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 섞인 질문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이 GIO는 "네이버는 여전히 성장하는 조직"이라며 기존 대기업과 네이버를 동일시하는 일부 직원들의 생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끊임없는 경쟁으로 살아남아야하는 만큼, 조직에 기대 연봉 일괄인상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로벌에서 싸워야하는 네이버는 기존 국내 대기업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뜻이다.
이날 이 GIO는 "곧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계획을 공유하겠다"며 직원들이 글로벌로 시야를 넓히기 바란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 또한 '움직임'이라는 단어를 쓰며, 개개인의 노력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에 보상하는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보상철학이 있다"면서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을 더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에 맞춰 보상을 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한 대표는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처우가 높은 회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에 10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 같은 해 부여 당시 각 1000만원 규모인 77주의 스톡옵션을 행사가 12만8900원에 지급했다. 그 뒤 주가가 3배 가까이 상승하며 전날 종가 기준 인당 약 1900만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처음 부여된 스톡옵션은 오는 27일부터 행사 가능하다.
김범수 "최고 인재엔 최고 대우... 하지만 N분의 1은 아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직원들 앞에 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프로젝트 단위로 사회문제 해결에 목돈을 쓰겠다"며 자신의 재산환원에 대한 계획을 먼저 밝혔다. 무려 5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개별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쓰겠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비전이었던 100인의 CEO를 언급하며 크루(직원)들과 함께 100개의 사회환원 프로젝트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보니 한동안 맞추기 어려웠다"면서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고 이제는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를 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화두가 된 카카오 사내평가 문제에 대해 "최고의 인재에겐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지금 당장 부족한 면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 산업군에서는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고 카카오는 그렇게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장은 최근 판교에서 일고 있는 연봉 일괄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전 자본주의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는 결국 N분의 1로 갈 수는 없고, 차등의 차이가 얼마나 나야할지에 대한 점은 회사의 시스템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을 해야할 것이며, 배려 부족으로 촉발된 일은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며 "주변을 살피고 다독여주는 것이 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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