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금융 서비스를 맡고 있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가 올 여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투자·대출·보험 등 금융서비스 전영역을 아우르며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우뚝 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IPO 이후 양사의 기업가치가 4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넘어 종합금융플랫폼 '도약'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날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골드만삭스, JP모간, 공동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이르면 오는 6월말 중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7월 상장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최소 10조원 이상에서 최대 20조원으로 거론된다. 카카오페이의 거래액은 올해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거래액에 0.1~0.3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을 감안할 때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는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베스트증권은 예상 거래액 100조원에 배수 0.18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18조원으로 평가했다.

카카오페이 사설 인증 서비스 모습. /사진=스테이지파이브 제공
카카오페이 사설 인증 서비스 모습. /사진=스테이지파이브 제공

카카오페이는 2014년 9월 간편결제 서비스로 시작해 국내 대표 생활금융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했다. 결제·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 등 지불결제 관련 서비스로 플랫폼의 기반을 다진 후, 투자·보험·대출·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안착했다. 올해는 국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거래시스템(MTS) 출시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장 후 조달 자금 역시 신사업 확장에 사용될 전망이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시장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이 67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40% 증가, 가입자 수도 3500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 분사 당시 3조8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7.6배 성장한 수치다. 실적 역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영업수익은 2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5%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179억원으로 2019년 651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을 대폭 줄였다. 

향후 카카오페이 전체 거래대금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보증권은 카카오페이 연간거래액이 2022년 110조원, 2023년 129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비송금 거래액은 온라인 결제 대금 증가 및 보험, 증권,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 확대를 통해 2023년까지 51.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비송금거래액 추정치가 대략 16.7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확대로 국민플랫폼 '우뚝'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은 은행업 기준 1994년 기업은행 이후 27년여 만이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6월 중 심사 결과가 나오면, 늦어도 7~8월 중 IPO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표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몸값을 약 20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의 경우 현재 장외시장에서 주당 10만8000원에 거래되며 장외 시가총액이 4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 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22조869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기에 시장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사진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계좌 개설' 등 혁신을 내세워 지난 2017년 7월 출범 후 2주 만에 고객 200만명을 모았다. 2년 만에 1000만명도 돌파했다. 지난 3월에는 앱 월간 사용자 수(MAU) 1300만명을 기록, 국내 모든 은행 앱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주식 계좌 개설 서비스'는 단 148일 만에 100만 계좌를 달성, 소액 저축 서비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13일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10대 청소년 대상 서비스 '카카오뱅크 mini'는 올해 3월 7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 8042억원, 영업이익 12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 6649억원, 영업이익 133억원보다 각각 21%, 821%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360만명까지 늘어났다. 또 카카오뱅크는 외국계 사모펀드, TPG 캐피탈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각각 2500억원을 유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IPO를 활용해 자본금이 더 늘어나면 대출여력이 확대되고, 이는 곧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기대가 크다.

카카오뱅크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시스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공급 규모를 늘리며 국민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및 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축적해온 데이터와 노하우에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개발 및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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