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8000만원선을 돌파하며 '1억 비트'를 꿈꿨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비트코인 예찬론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부정'을 시작으로 대량 보유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패닉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두달새 '4분1 토막' 코인도 등장...눈물의 패닉셀
17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000만원 초반선까지 밀린 상태다. 해외거래가는 4만4000달러, 국내 거래가 또한 5000만원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불과 일주일새 30% 가량 급락한 셈. 개당 500만원선을 뚫어냈던 이더리움 또한 어느덧 400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밖에도 도지코인과 에이다,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이오스 등 일간거래량 1조원대 규모의 메이저 알트코인 또한 고점대비 30% 가량 급락한 상황.
이날 급락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촉발시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날 '암호화폐 고래'(CryptoWhale)라는 트위터 이용자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전량 처분 가능성을 언급하자 머스크는 "정말이야(Indeed)"라고 답하며 전량 매도 의사를 암시했다.
다만 이미 주말새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이 소유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주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의 비트코인 유입량이 시간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통상 개인지갑에서 거래소로의 비트코인 유입량 증가는 매도를 위한 목적으로 여겨진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롱 포지션 매물이 대거 청산되며 국내외 모두 오전 패닉셀이 이어진 모습"이라며 "4만5000달러선을 지탱하지 못하면 추가 매물 등장 가능성이 커 개인투자자들은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는 시세와 별개...美 이어 韓까지 투자자 보호 팔 걷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세는 패닉셀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제도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대책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화폐 거래 시 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불공정 거래 행위를 처벌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가산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을 이날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측에 따르면 해당 법안엔 ▲가상자산 거래 시 미공개 정보 이용 금지 ▲시세 조정, 거짓 투자 유인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부과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이용자 피해 발생 시 손해배상 청구 등이 담겨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며 관련 규제 마련을 시사한 상태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감독할 규제 당국의 존재가 필요하다"며 "다수의 가상자산이 실제 자산처럼 거래된다는 점에서 SEC의 소관 업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ETF 승인이 늦어질 경우 가상자산 시세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EC의 '투자자보호 선언'의 경우,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라는 점에서 가상자산 자산시장 거품을 빼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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