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상자산 동향
지난달 일론 머스크의 트윗부터 각 정부의 규제까지 가상자산 시장에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말그대로 '폭락'했다. 비트코인과 리플은 한달만에 35% 이상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3%대 하락률을 보였지만, 고점 대비 2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10일까지 가격을 회복하던 주요 가상자산들이 연달아 이어진 악재에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한달만에 2000만원 증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36.04% 하락한 개당 4346만3000원에 거래됐다. 한달만에 2000만원 이상 하락한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말 하락장 이후 서서히 가격을 회복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당일 비트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한때 1000만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화석연료 급증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우려한다"며 "가장자산은 멋진 아이디어이고, 보장된 미래가 있다고 믿지만 이를 위해 막대한 환경오염을 비용으로 치룰 순 없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지난 17일 '암호화폐 고래(CryptoWhale)'라는 트위터 이용자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전량 처분 가능성을 언급하자 일론 머스크는 "정말이야(Indeed)"라고 답하며 전량 매도 의사를 암시했다. 머스크는 뒤늦게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가상자산 가격이 뚝 떨어진 이후였다.
지난달 18일에는 중국이 가상자산 발행·거래 등을 전면 금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또 지난 21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류허 중국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51차 회의에서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 행위를 단속해 개인 리스크가 사회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외신은 일론 머스크의 트윗과 더불어 ▲중국의 가상자산 금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테더 준비 자산 부실에 대한 불안감 등을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급격한 하락 이후, 지난달 24일부터 가상자산은 다시 상승세를 그렸다. 하지만 나흘 후 우리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규모 확대로 인한 불법행위 피해예방을 위해 가상자산 관리체계와 각 분야 소관부처를 정한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하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더리움, 5월 고점대비 40% 하락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3.78% 하락한 개당 314만9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가격 하락률이 작아 보이지만 5월 고점대비 2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5월초 횡보하던 비트코인이나 리플과 달리 급등해 지난달 12일 한때 529만4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 ▲온체인 시그널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임박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후 이더리움도 일론 머스크발 악재, 중국발 악재 등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이에 지난 22일(현지시간)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아직도 거품 속에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거품은 이미 꺼졌을 수도 있지만 향후 몇달 후에 진짜 걷힐 수도 있어 예측하긴 어렵다"며 "다만 4년전과 달리 기술이 뒷받침 돼 있어 가상자산은 더 이상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송에, 악재에 이중고 겪는 리플
리플도 비트코인만큼 하락률이 컸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35.7% 하락한 개당 1210원에 거래됐다. 리플의 흐름은 조금 특이했다. 지난 6일 2000원을 돌파하면서 가장 먼저 가격을 회복한 리플은 일론 머스크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가 불거진 이후 리플도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이 하락했다.
한편 리플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과 관련된 소식도 활발하게 전해졌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현지 법원이 리플랩스는 SEC 소속 직원의 이메일 기록을 요청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 지난달 18일(현지시간)에는 SEC가 리플 보유자들이 리플랩스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또 다른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외신에 따르면 SEC는 리플랩스 사건에 개입하려는 리플 보유자들이 너무 편파적인데다 그들의 이익이 피고(리플사)의 이익과 일치하기 때문에 법정조언자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법원 판사 사라 넷번이 SEC가 해외 규제 기관에 리플 관련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양해각서 체결을 요청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리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더불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현지 법원 사라 넷번 판사가 리플 규제 관련 법률 자문 자료를 요구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주장을 기각했다. 앞서 SEC는 리플랩스가 리플 관련 변호사의 법률 자문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흐름에 압도당하는 클레이·링크
이밖에도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에서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42.48% 하락한 개당 1630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클레이는 코인원·지닥에 이어 빗썸에 상장됐다. 이로 인해 당일 클레이 가격은 38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급격히 하락해 가상자산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휘둘리고 있다.
지난 25일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이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 클레이튼 NFT 마켓플레이스의 공식 출시를 발표했다. 또 같은날 그라운드X는 누구나 손쉽게 NFT를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 '크래프터스페이스(KrafterSpace)'를 출시했다. 다만 이같은 소식들이 클레이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네이버 계열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50.31% 하락한 개당 121.43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말 라인이 링크의 추가상장을 예고해 24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링크는 이후 별다른 소식없이 하락해 한달만에 가격이 반토막났다. 링크도 클레이와 마찬가지로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등락하는 중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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