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워치4 추정 이미지 /사진=91모바일
갤럭시워치4 추정 이미지 /사진=91모바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주하는 '애플워치'를 잡기 위해 삼성전자와 구글이 뭉쳤다. 글로벌 IT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동맹에 시장의 눈이 오는 8월 공개될 '갤럭시워치' 신제품에 쏠리고 있다.


삼성-구글 스마트폰 '최강 조합', 스마트워치에선 '고전'

삼성전자와 구글은 각각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와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사로 그동안 끈끈한 협업 관계를 맺어왔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21.7%를 차지해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OS 점유율은 무려 72.7%에 달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환상의 짝꿍'을 이루고 있는 두 기업이지만, 스마트워치 시장에선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애플이 33.6%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8.3%)에 뒤를 이어 8.0%로 3위에 머물렀다. '갤럭시'란 견고한 모바일 생태계를 갖고 있는 삼성에겐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OS별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OS별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과 구글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각자도생해왔다. 삼성은 갤럭시워치에 자체 OS '타이젠'을 탑재했고, 구글은 다른 제조사들에 '웨어 OS'를 공급했다. 하지만 웨어 OS의 글로벌 점유율은 3.9%에 불과하다. 관계사인 '핏빗'의 3.7% 점유율을 합쳐도 7.6%로, 8%를 차지한 타이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사이 애플의 '애플워치+워치OS' 조합은 계속해서 영향력을 확대해 시장의 3분의 1을 삼켰다.

삼성과 구글 양쪽 모두 애플이 장악한 시장을 뒤집을 '한 방'이 절실해졌다.


"애플워치 잡아라" 삼성-구글 연합전선 구축

지난 5월19일, 구글은 연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 2021'에서 구글의 웨어 OS와 삼성 타이젠의 장점을 통합한 단일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은 동맹군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던지는 첫 출사표였다.

/사진=삼성 갤럭시 MWC 버추얼 이벤트 행사 영상 캡쳐
/사진=삼성 갤럭시 MWC 버추얼 이벤트 행사 영상 캡쳐

지난 29일 '삼성 갤럭시 MWC 버추얼 이벤트'에선 통합 OS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가 공개됐다. 구글은 OS 통합을 통해 사용자들의 세 가지 이점을 가질 것이라 설명했다. 첫째는 앱 구동 속도가 30% 빨라진다. 둘째는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 셋째는 더 많은 앱을 쓸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더 정확한 센서 기술과 저전력 하드웨어, 전 세계 통신사와 연결한 e심(SIM) 지원 등의 기술력을 통합 OS에 수혈했다. 이런 구글과 삼성이 제시한 통합 OS의 강점은 고스란히 고스란히 차기 갤럭시워치에 적용될 예정이다.


역대 최강 스펙 '갤럭시워치4'

'갤럭시워치4'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워치는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애플워치와 정면대결을 펼쳐 볼 무기들을 얻게 됐다. 이번 통합 플랫폼 채택을 통해 갤럭시워치4는 애플워치 못지 않은 우수한 스펙을 자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워치4 추정 이미지 /사진=91모바일
갤럭시워치4 추정 이미지 /사진=91모바일

갤럭시워치4는 디자인도 일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엔 전통적인 손목시계 형태를 유지하는 데 힘쓰다 보니 다소 남성적인 색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은 갤럭시워치 특유의 둥근 화면은 유지하면서 성별과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채택해 저변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갤럭시워치4의 방점은 '원 UI 워치'에 찍힐 전망이다. '원 UI'는 삼성전자 고유의 사용자 환경으로, 우수한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별화시키는 무기가 되고 있다. 이런 강점이 이번 통합 OS 적용과 더불어 갤럭시워치에 이식되는 것이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사진=행사 영상 캡쳐

원 UI 워치를 통해 갤럭시워치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더 끈끈하게 연동된다. 스마트폰에 워치와 호환되는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갤럭시워치에도 다운로드되고, 스마트폰이과 워치에서 앱 설정을 변경하면 연동된 다른 기기에도 곧바로 적용된다.


'챔피온' 애플워치도 '방어전' 준비 중

이런 삼성-구글 연합군의 공세를 받아낼 차기 애플워치 역시 대폭 변화가 예고되고 있어 흥미로운 타이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올 가을 선보일 7세대 애플워치는 기존보다 크기를 줄인 'S7' 프로세서로 내부 공간을 확보,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7 예상 렌더링 / 사진=존 프로서
애플워치 시리즈7 예상 렌더링 / 사진=존 프로서

애플워치의 배터리 성능은 6세대 기준으로 최대 18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충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세대를 거듭해도 큰 진전 없이 이어져 애플워치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동안 큰 폭의 변화가 없던 디자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새 애플워치가 아이폰12,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평평한 디자인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독자 OS '하모니2'로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나선 화웨이의 '화웨이 워치3'와 내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워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페이스북 등의 참전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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