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블록체인게임업계와 규제 당국이 모였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8일 서울 구로구 스테이지 9D에서 열린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는'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을 주제로 블록체인 게임업계와 규제당국간의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상헌 의원은 개회사에서 "오늘 토론회가 양측이 적절한 합의점 찾고 명확한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른바 '유나의 옷장' 사태 이후 3년이 지났다"며 "그동안 관련 논의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돌아보면 유의미한 결과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현행법상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가 힘든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고, 이를 인지한 게임사들은 국내 운영 시도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양쪽 모두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또 이 의원은 "블록체인을 비롯한 기술 경쟁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가 멈칫한 한순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로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사행성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를 겪어서도 안 된다"며 적절한 합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 "벼룩 잡으로고 초가삼간 태워선 안돼"

이어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가 '블록체인 게임의 잠재력과 정부 규제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게임이 가장 먼저 기술과 결합되어 가능성을 이끌어낼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활용한 게임의 장점을 소개 했다. 

김균태 파트너는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온전히 유저에게 귀속된다는 점 ▲모든 데이터와 아이템의 수량 등이 투명하게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전통 게임들에 비해 더 많은 정보 획득 가능하다는 점 ▲NFT화시킨 게임 아이템이나 오브젝트를 처리하는 로직을 투명하게 공개된 스마트 컨트랙트로 다룰 수 있고, 누구나 로직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 ▲개발자가 NFT의 데이터와 스마트 컨트랙트 로직을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혹은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김 파트너는 사행성을 문제 삼으며 블록체인 게임을 규제하는 현실에 대해 "오늘날 한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법을 과잉해석해서 약간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들은 일단 못하게 막고 보는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부디 벼룩을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FT 현금화 가능, 사행성 조장 위험

반면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 팀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 패러다임의 변화'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NFT는 그 특성상 가상자산으로 게임 이용자 개인의 소유권 인정 및 행사가 가능하다"면서도 "위원회를 통해 등급분류 신청된 블록체인 게임들은 우연적인 게임 진행의 결과를 통해 획득한 NFT를 자유로운 거래행위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점이 게임산업법상 등급분류 거부의 사유에 해당돼 현재는 등급분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법제도상 어쩔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송 팀장은 "NFT 생성 및 거래 시스템은 각 게임에 있어 단순 구성 요소가 아니라 사실상 블록체인 게임의 주요 콘텐츠로 기능해, 결국 게임 이용자는 게임사가 제공하는 주요 시스템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며 "등급분류 거부 결정된 게임물들은 공통적으로 자동진행 또는 우연적 게임의 결과물을 NFT화해 이용자에게 사실상 재산상 이익으로 제공할 수 있어 게임산업법상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송 팀장은 "등급심사를 요청한 게임물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이점과 특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의 장점을 설명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행화 우려가 없는 블록체인 게임이 게임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면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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