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들은 뉴스 공급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털이 일방적으로 뉴스를 배열하거나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스스로 뉴스를 선택해서 볼 수 있는 형태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인 10명 중 8명 '포털' 통해 뉴스 소비한다
12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뉴스 소비 및 매체 영향력 관련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채널은 '포털 사이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77.3%가 포털 사이트 뉴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확인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지상파TV(58.9%), 지인(54.6%), 소셜미디어(41.4%), 유튜브(41.2%), 종이신문(14.8%) 등 타 채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사회이슈와 뉴스를 접하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포털 사이트의 매체 영향력도 매우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70.4%가 포탈사이트가 자신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데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또 포털 사이트가 자신과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69.2%에 달했다. 포털 사이트는 다른 어떤 미디어도 대신할 수 없다는 응답도 55.1%를 기록하는 등 과반을 넘겼다.
향후 포털 사이트 이용 의향도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75.1%가 앞으로도 포털 사이트를 계속 이용할 생각이라고 답변했고, 연령에 관계 없이 포탈사이트 이용의향(20대 74%, 30대 72.8%, 40대 76.8%, 50대 76.8%)은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또 젊은 층일수록 포털 사이트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20대 73.6%, 30대 70.4%, 40대 70%, 50대 67.6%) 생각하는 모습이 나타나 눈길이 쏠렸다.
이는 타 채널 이용 의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뉴스 소비 채널 2위를 기록한 '지상파TV' 이용 의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일반 국민(13년 83.6%→15년 77.7%→16년 76.8%→21년 67%)과 기업인(13년 76.6%→15년 73.5%→16년 65%→21년 56.2%), 전문가 집단(13년 75.8%→15년 71.2%→16년 60.4%→21년 58.8%), 그리고 정치인(13년 75.7%→15년 71.8%→16년 66.2%→21년 61.8%)에게 지상파 방송이 끼치는 영향력이 높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네이버-카카오 '이용자 선택권' 늘려 '공정성' 확보 나선다
국민들의 뉴스 소비 습관에서 포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알고리듬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국내 양대 포털 사업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 알고리듬 투명성과 가치중립성을 위해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도 지속적인 검토와 외부 피드백을 거쳐 알고리즘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달 뉴스 이용자가 추천을 원하지 않는 언론사 기사를 직접 제외할 수 있는 '숨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언론사를 직접 선택하고, 해당 언론사가 추구하는 편집 가치를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도록 ▲각 언론사가 직접 주요 기사를 선정하는 '언론사 홈' ▲기자 개인 브랜딩이 가능하고 뉴스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자 홈' 등을 통해 뉴스 소비가 구독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변화에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 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도 지난 3월 모바일 다음 뉴스에서 '언론사 선택 기능'을 도입했다. 모바일 다음 첫 화면에 노출되는 언론사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 샵(#) 탭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뉴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는 오는 8월부터 샵탭 대신 개별 창작자가 만든 뉴스와 동영상 등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시장 조사를 실시한 엠브레인 측은 "(이번 조사)는 오늘날 포털 사이트가 다양한 사회 이슈와 정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포털 사이트 중심으로 미디어의 영향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며 "포털 사이트를 통해 사회이슈와 뉴스를 접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매체 영향력도 매우 커진만큼 '신뢰도' 부분은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