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캐리커쳐=디미닛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캐리커쳐=디미닛

 

"임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일관된 꿈입니다."(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후진술)

'총수 부재'에 신음했던 삼성이 24일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해온 '국격에 맞는 새 삼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날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차세대통신·AI 등 성장 산업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는 등의 파격적인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7개월여간의 구속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담긴 행보다.

그간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을 두고 삼성이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출소 당일에 자택에서 휴식을 마다한 채 곧장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그만큼 경영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목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구치소 정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인이 직접 언급한 대로 국민들이 본인에게 바라는 '기대'가 결국 국내 1위 기업 총수로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국가경제를 활성화하고 미래 성장엔진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사명감 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메모리,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의 반도체 주요 사업부장 사장단과도 잇따라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표에서 삼성은 메모리 분야에서 현재 세계 1위의 압도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에 오르기 위한 신규 투자 확대에 시동을 걸겠다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19.3%, 제조업 설비 투자의 45.2%를 차지할 만큼 경제적 비중이 높다. 이때문에 이 부회장 역시 반도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이 부회장 주도의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오너십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지난달 9일 열린 소셜오디오 플랫폼 '음'에서 열린 토크쇼를 통해 "반도체의 예를 살펴보면 과거 일본 도시바 내부에 문제가 생기고 회사 매각 이슈가 발생, 일본 정부 역시 관여했지만 일본 기업 중 어느 곳도 이를 운영할 곳이 없었다"며 "운이 좋게 SK하이닉스가 글로벌 파이낸셜 투자자와 손을 잡고 투자할 수 있었고, 이는 반도체 경영이라는 것이 그만큼 리스크를 감당해야할 사업이고 일본의 전문경영인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봤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