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에 남을 사기극의 주인공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은 현지시간 8일부터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의 형사재판을 시작하겠다 밝혔습니다. '차세대 스티브 잡스'라 불리던 홈스는 2003년 소량의 혈액으로 200개 이상의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테라노스를 창업했습니다. 테라노스는 2014년 기업가치 90억달러(약 10조4900억원)로 평가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폭로 기사를 시작으로 테라노스는 추락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홈스에 사기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테라노스와 같이 기술을 과장해 투자 유치를 하는 등 화이트칼라 경제 범죄가 쉽게 목격됐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화이트칼라 범죄의 기소 건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7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 내 기소된 화이트칼라 범죄는 총 57건입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9% 적었습니다. 실리콘밸리 내 경제 범죄 급감의 이유로 '충분한 유동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자금이 넘쳐나 새롭게 설립된 스타트업들도 순식간에 유니콘이 된다. 굳이 범죄를 저지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스타트업 투자 유치금은 1500억달러(약 174조97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투자금을 뛰어넘었습니다.
전체 산업 구조 내 테크 기업의 비중이 증가한 것과 테크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졌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디어 매체와 정치인, 사법부가 실리콘밸리 내 테크 기업를 견제하는 태도가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발각되는 화이트칼라 범죄도 줄었다는 것입니다.
민간 테크 기업의 기술 의존도가 커진 것도 한몫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예산 및 기술을 이유로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게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맡긴 바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내 화이트칼라 범죄가 정말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범죄들이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관련기사
- [글로벌] 흑인 남성이 영장류라고?...페이스북, AI 편향성에 곤혹
- [글로벌] 전세계적인 앱스토어 규제 움직임에...애플, 외부 결제 링크 '일부' 허용
- [글로벌]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철퇴 내린 中 정부, 이번엔 지분 인수 추진?
- [글로벌] 中 오포, 노키아에 '반격'...계속되는 노키아의 5G 특허 분쟁
- [글로벌]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 로보택시 상용화 위해 中 전기차 기업 '니오'와 협력
- [글로벌] 中 로봇 기업, 아이폰 생산 및 판매 중단 요구...이유는 특허 무단 도용
- [글로벌] '여성 잡스'에서 '희대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즈...옥살이 신세
- [글로벌]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가속화...'스타트업 성지' 명성 저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