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실리콘밸리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스타트업 성지'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명성이 최근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으로 바래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 본거지로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된 벤처캐피탈(VC)의 투자는 금액 749억달러(약 97조2500억원), 거래 건수 3206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0년 대비 각각 19%, 10% 증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증가율은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크게 뒤처지는 수치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53억9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020년 대비 287% 늘어났습니다. 거래 건수 역시 81% 확대된 414건에 달했습니다. 시카고의 경우 지난해 벤처 자금이 2년 전보다 231% 증가했습니다. 뉴욕(2148건)의 거래 건수 증가율은 30%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증가율의 차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 VC 투자금 총액에서 실리콘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인구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25만명이 실리콘밸리를 떠났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크 무로 선임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의 중심적인 입지가 일부 타격을 입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투자회사 인덕스벤처스의 브라이언 오펏 파트너는 "5년 전에는 스타트업의 90%가 샌프란시스코에 몰렸다"며 "이제는 시애틀과 뉴욕에서도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그 비중은 70%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23~2024회계연도에 225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조 스티븐쇼 캘리포니아주 재무부 국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급변한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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