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이 지난 14일 공식 판매를 시작한 굿즈 '당근 슬리퍼' 
당근마켓이 지난 14일 공식 판매를 시작한 굿즈 '당근 슬리퍼' 

 

당근마켓이 공식 출시한 굿즈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기반 커뮤니티로 한차례 진화한 당근마켓은 최근 굿즈 판매 등을 통해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른바 '슈퍼앱(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장바구니 이어 슬리퍼까지...당근마켓, 굿즈 맛집으로 '우뚝'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은 굿즈 판매를 위한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14일에는 '당근 슬리퍼'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 4월 출시된 '당근 장바구니'에 이은 두 번째 당근마켓 공식 굿즈 제품이다. 당근 슬리퍼는 판매 시작 4일 만에 완판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앞서 당근마켓은 '당근 장바구니' 공식 출시를 통해 굿즈 상품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이용자 아이디어로 기획된 해당 제품은 지난해 12월 미판매 굿즈로 출시, 이벤트나 캠페인에 참여할 때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구매 문의가 이어지는 등 이용자 호응이 이어지자 당근마켓은 지난 4월 공식 굿즈로 판매를 시작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 굿즈에 대한 이용자분들의 호응에 보다 빠르게 반응하기 위해 이번 당근마켓 공식 스토어 비즈프로필을 선보이게 됐다"며 "올 초 이용자 아이디어로 기획된 '당근 장바구니'를 비롯해 새롭게 선보인 '당근 슬리퍼'에 대한 반응도 뜨거워, 당근마켓 굿즈에 대한 이용자분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직 굿즈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이용자분들의 니즈를 살피며 다양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의 굿즈 상품은 향후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당근마켓은 지난 7월부터 새로운 굿즈 제작을 위해 '당근 굿즈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오디션은 예선부터 본선, 최종 발표까지 총 3단계 과정을 거친다. 아이디어 공모부터 선정까지 모든 과정이 이용자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는 실제 굿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당근마켓이 공식 스토어를 열고 굿즈 판매를 시작했다.
당근마켓이 공식 스토어를 열고 굿즈 판매를 시작했다.

 


2030넘어 4050 꽉 잡았다...지역 커뮤니티 넘어 슈퍼앱 '도약'

굿즈 시장 진출 덕에 당근마켓의 지역 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는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충성 이용자를 다수 확보한 덕분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월간이용자수(MAU, 안드로이드+iOS)는 전연령층에서 고른 사용률을 보이며 쿠팡에 이어 전체 쇼핑앱 2위에 등극했다. 연령별 이용자 수는 10대(40만명), 20대(300만명), 30대(400만명), 40대(300만명), 50대(150만명)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당근마켓의 성장은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사람들의 생활반경이 집 근처로 좁아진 것과 당근마켓이 중고거래를 넘어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굿즈 제작과 판매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새로운 생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활반경이 좁아지며 동네 소비도 일상의 부분이 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집 근처 동네에서 거래하는 당근마켓이 이용자들에게 비대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소통 활로를 열어주고 있는 셈"이라며 "또 환경 소비, 윤리 소비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용자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출시한 굿즈 상품 등은 이용자 호응을 더욱 높이고 새로운 소통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근마켓이 지역기반 소통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만큼, 새로운 소통 경험을 계속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이용자 '락인 효과'로 이어져 향후 플랫폼 규모를 더욱 확장하는 것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근마켓의 진화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동네 상권을 대상으로 판매자를 확보하고, 간편결제 시스템을 더해 편의성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마켓은 '내 근처' 탭에서 동네 가게들을 장보기·맛집·카페 등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보여주는 테마관을 운영, 골목 상권을 아우르고 있다. 또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당근페이(가칭)'도 론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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