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스 듀오 2/사진=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듀오 2/사진=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며 '폴더블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라이벌 애플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들이 일제히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 경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MS '서피스 듀오2' 출시…독자적 폼팩터로 승부

23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서피스 듀오2'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5.8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힌지로 연결해 독자적 폼팩터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제품을 펼치면 무려 8.3인치의 대화면을 사용할 수 있고, 스타일러스 '서피스 슬림 펜2'을 지원해 화면 위에 메모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동시에 '하드웨어 장인'이라 불릴 만큼 기기 제조에서도 역량을 발휘해 왔으나, 유독 스마트폰 시장에선 경쟁사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해왔다. 한 때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였던 노키아를 인수하며 스마트폰 시장 장악을 시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시장을 완전히 내주며 지난 2015년 쓸쓸히 시장에서 철수했다.

서피스 듀오 2/사진=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듀오 2/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이런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서피스 듀오'를 선보이며 다시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발표한 서피스 듀오2는 전작의 한 철 지난 프로세서와 낮은 스펙을 개선해 후면 트리플 카메라에 5G 연결기능 지원, 퀄컴 '스냅드래곤 888' 프로세서 탑재 등으로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서피스 듀오2는 다양한 각도로 펼쳐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 구글과의 연합을 통해 기존 플레이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 뿐 아니라 'MS 오피스' 등 마이크로소프트 전용 앱도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1499달러로, 다음 달 5일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 연내 폴더블 '픽셀' 출시 예상

세계 최대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보유한 구글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선 주요업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OS 시장에서 'iOS'로 경쟁하고 있는 애플이 '아이폰'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구글이 자사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에 폴더블폰을 추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에반 블레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신뢰할 만한 정보원에 의하면 구글의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이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글 픽셀 폴더블폰 출시 전망/사진=에반 블레스 트위터
구글 픽셀 폴더블폰 출시 전망/사진=에반 블레스 트위터

그는 "폴더블 픽셀의 코드명은 '패스포트'이며 브랜드명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구글은 2년 이상 작업해왔고 연내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제품은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라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픽셀6'와 '픽셀 폴드(가칭)'을 함께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애플, 2024년 '폴더블 아이폰' 출시설 솔솔

아이폰 시리즈로 단일 제품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애플도 폴더블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오는 2024년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궈밍치 대만 TF인터태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이같은 폴더블 아이폰 출시설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궈밍치는 "2023년 화면 아래 지문 스캐너가 있는 새로운 아이폰과 2024년 폴더블 화면이 있는 아이폰이 출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폴더블 아이폰 렌더링 이미지/사진=맥루머스
폴더블 아이폰 렌더링 이미지/사진=맥루머스

그간 애플이 폴더블폰을 다양한 경로로 시험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졌으나, 아직 공식적인 발표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허나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Z 플립' 시리즈로 시장 선점에 나서자 애플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아이폰 신제품이 시장에서 '지루하다'는 반응을 얻은 반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이 폴더블폰 대신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롤러블폰'으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3월 애플이 롤러블폰 관련 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간)에도 관련 특허 14종을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일으킨 '나비효과' 폼팩터 혁신 가속화

이처럼 제조사들의 폼팩터 혁신 실험이 이어지는 이유는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폰의 디자인, 성능, 내구성 등이 상향 평준화되며 추가적인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 역시 웬만한 기능 개선으로는 '혁신'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제조사 제품이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을 뛰어 넘기 어렵다는 점도 경쟁사들이 폴더블폰 등 폼팩터 혁신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폼팩터 변화는 단순한 외관상 변화를 넘어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3'의 경우 'ㄴ'자로 접어 두 화면을 각자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 거치대 없이 사진 및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갤럭시 Z 플립3' 역시 화면을 접어 놓고 '셀피'를 촬영하는 등 기존 바형 스마트폰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사용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에선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폰 등 혁신 폼팩터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이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애플 및 중화권의 폴더블폰 시장 참여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폴더블폰으로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점차 가격을 낮춰가며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폴더블폰 돌풍은 경쟁사들의 폴더블폰 출시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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