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14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행사를 열고 '아이폰13'과 '애플워치 시리즈7', 신형 '아이패드 미니'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애플은 모바일 신제품과 더불어 '애플TV 플러스' '애플 피트니스' 등 구독 서비스까지 틈틈히 소개하며 더 촘촘해진 생태계를 과시했다. 다만 제품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놀랄만한 '혁신'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에 방점을 뒀다는 평이 나온다.


완전히 달라진 '아이패드 미니' 깜짝 등판

이날 행사에선 공개가 예상됐던 무선이어폰 '아이팟3' 대신 6세대 아이패드 미니가 깜짝 등판했다. 신형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와 같은 모서리가 각진 디자인으로 외형이 완전히 바뀐 모습으로 등장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패드 사업이 지난해에만 40% 이상 성장했다"며 태블릿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보급형인 '아이패드'는 'A13 바이오닉' 칩셋을 달아 가성비를 높였고,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를 추가로 선보여 시장 확장에 나섰다.

아이패드 미니 / 사진=애플
아이패드 미니 / 사진=애플

아이패드 미니는 지난 2019년 5세대 제품 출시 이후 2년 이상 차세대 제품 소식이 없었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아이패드 미니가 가진 '소형 태블릿'이란 포지션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태블릿 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아이패드 미니도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미니가 한 손 안에서 아이패드의 강력한 기능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대화면 제품보다 휴대성이 높고,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며 '애플펜슬 2세대'와 5G 네트워크지원, USB-C 타입 충전 단자 채택 등으로 활용도를 높였다.


'각진 디자인' 없었다...화면만 커진 '애플워치7'

큰 폭의 디자인 변화가 예고됐던 '애플워치7'의 경우 IT 팁스터(정보 유출자)들이 예측했던 모서리가 각진 디자인이 아닌 전작과 유사한 틀에서 화면 크기를 키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애플워치 시리즈7 / 사진=애플
애플워치 시리즈7 / 사진=애플

애플워치7은 전작보다 각각 1mm씩 커진 41mm와 45mm 크기로 출시되며, 화면은 약 20% 넓어지고 베젤은 40% 얇아졌다. 역대 가장 넓고 밝은 화면을 제공하는 게 이번 애플워치7이 내세운 매력 포인트다. 이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쿼티 키보드를 도입하고 앱 내 버튼 크기를 키우는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변경됐다.

다만 기대했던 새로운 건강 측정 기능이나 배터리 성능의 비약적 개선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신제품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는 시기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전작과 같은 18시간 배터리 지속시간에 충전 케이블을 USB-C 타입으로 바꿔 충전 속도를 33% 높이는 수준의 개선이 이뤄졌다.

애플워치7은 바뀐 디자인으로 인해 초기 생산 과정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공개된 신제품 중에 유일하게 정확한 출시일을 밝히지 못하고 가을 출시로 예정했다. 한국 출시 일정도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만 밝혀져 실제 제품을 만나볼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폰12s' 같았던 '아이폰13' 

전작 '아이폰12'가 6개월 만에 1억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끈 덕에 '아이폰13'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던 가운데, 예상된 수준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위성 통신을 활용한 통화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면 노치 크기가 20% 정도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전작과 대동소이한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적용을 본격화하며 풀스크린 구현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변화로 보긴 어렵다.

아이폰 13 / 사진=애플
아이폰 13 / 사진=애플

아이폰13의 강점은 애플이 '가장 빠른 모바일 칩셋'이라고 자평한 'A15 바이오닉' 칩셋이다. 5나노 공정 기반으로 150억개 트랜지스터를 밀집한 A15 바이오닉에 대해 애플은 경쟁 제품 대비 CPU는 50%, GPU는 30% 빠르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쟁 제품과 비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13 시리즈는 A15 바이오닉의 저전력 설계와 더 커진 배터리 용량에 힘입어 전작 대비 1.5~2.5시간의 사용 시간을 늘렸다. 또 아이폰 시리즈의 강점인 카메라 성능도 센서 크기 향상과 전 모델의 센서 시프트 OIS 기능 도입 등으로 개선됐다. 특히 애플은 프로 모델의 경우 야간모드의 확장과 매크로 및 슬로우 모션 촬영, 시네마틱 모드 도입 등 개선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보정 기술을 더해 전문가 수준의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게 된 점을 어필했다.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프로 모델에는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프로모션' 기능도 탑재됐다. 이 기능은 10Hz에서 120Hz까지 필요한 주사율을 활용해 더 부드러운 화면과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준다. 다만 120Hz 주사율 역시 안드로이드 기반의 플래그십 제품에선 이미 표준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기능이라 새롭다고 보긴 어렵다.

전반적으로 아이폰13은 전작의 틀에서 부분적인 개선을 이룬 '아이폰12s'와 같은 인상을 줬다.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13이 예상을 뛰어 넘는 새로운 기능을 보여주지 못하자 애플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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