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작 단점 보완한 '아이폰13' 시리즈 공개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로 대항
'안정적 교체 수요' Vs. '변화에 대한 기대' 승부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 가을 대진표가 나왔다. 삼성은 그간 가을 시즌의 주역이었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버리고 과감히 폴더블폰 '갤럭시 Z' 시리즈를 내세웠다. 애플은 전작의 인기 요인을 그대로 가져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가격은 동결시킨 후계자 '아이폰13'을 내밀었다.

각각 '변화'와 '안정'을 기조로 내세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폰13, 전작의 단점 지우고 더 강해졌다

애플은 14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오는 24일 미국을 비롯한 1차 출시국에 공식 출시되며, 한국은 10월8일부터 판매된다.

아이폰13은 전면부 노치 크기가 20% 정도 줄어들고 카메라 배열과 두께가 소폭 변경된 점을 제외하면 전작 '아이폰12'와 대동소이한 모습이다. 이런 아이폰13의 모습은 지난해 출시돼 6개월 만에 1억대를 팔아치운 아이폰12의 흥행을 그대로 1년 더 연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이폰 13 / 사진=애플
아이폰 13 / 사진=애플

제품 내부적으론 5나노 기반의 새로운 'A15 바이오닉'을 탑재해 성능을 높였고, 새롭게 설계된 저전력 기반과 배터리 용량 확대를 통해 사용 시간을 제품별로 1.5~2.5시간 더 늘린게 특징이다. 그간 신제품마다 강조되던 카메라 기능도 영화촬영 등 프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끌어올렸다는 게 애플이 자랑한 요소다.

이와 함께 아이폰13은 기본 저장용량을 전작 64기가바이트(GB)에서 128GB로 두 배로 늘리면서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동결했다. 다만 프로 모델에 한해 새롭게 1테라바이트(TB) 저장용량 옵션을 더했다. 이로 인해 최고 사양 모델인 '아이폰13 프로 맥스 1TB'의 경우 가격이 217만원에 달해 '귀족폰'의 명성을 이어갔다.


"아이폰13 바꿀 때" vs. "혁신이 안보인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의 흥행을 예견한 듯 올해 초도 물량을 전작 대비 20% 정도 늘려 잡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세계 아이폰 사용자 중 2.5억대가 3.5년 이상 사용된 구형 제품으로 남아 있어 여전히 교체 수요가 막강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아이폰13에 대해 기존 '애플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간 아이폰에 부족한 점으로 꼽히던 구식 노치 디자인과 부족한 배터리 용량, 120Hz 주사율 미지원 등의 요소들이 일거에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선보인 '애플워치7' '아이패드 미니' 등 애플 생태계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쉽게 다른 제품으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다만 현지에서도 이날 제품 공개 이후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아이폰을 쓰던 이용자가 아니라면 굳이 아이폰13으로 갈아 탈 매력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약간 개선해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쓰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고, 더 버지는 "아이폰13은 노치 크기가 20% 줄었지만 획기적인 새로운 기능이나 변화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은 아이폰12가 높은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 아이폰13는 획기적인 변화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작과 같은 흥행을 달성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신제품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1%대 하락을 보였고, 증권가에서도 아이폰13의 출시 후 6개월간 출하량이 아이폰12 대비 10% 감소한 90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폴더블폰 '폭풍성장' 아이폰 잡을 유일한 무기

이처럼 아이폰13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일 제품 기준으로 아이폰 시리즈를 뛰어 넘는 제품이 나오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때 아이폰 대항마로 꼽히던 '갤럭시 S' 시리즈도 매년 판매량이 낮아지며 힘이 부친 모습이다. 차시 갤럭시 S 시리즈 역시 올해처럼 조기 출시를 통해 아이폰13 견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정면 대결에서 승산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삼성전자는 '폴더블 대세화'를 외치며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고무되고 있다. 전작에 비해 완성도를 높이고 가격은 40만원 이상 낮아진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은 국내에서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반응을 이끌어낸 데 이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직 폴더블폰의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갤럭시 Z 시리즈의 선전으로 인해 향후 폼팩터 패러다임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750만대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2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올해 출하량을 550만대 수준으로 잡았던 DSCC는 갤럭시 Z 시리즈 출시 이후 이를 상향 조정했다.

DSCC 폴더블폰 시장은 2026년 5100만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며, 삼성전자는 이 시장의 85%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애플과의 경쟁도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변화에 보수적인 애플의 행보상 당분간 폴더블폰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사이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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