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망사용료 및 기술적 논의 위해 방한
"국내 콘텐츠 시장 투자 확대 강조...망사용료, 국내 통신사와 협상할 것"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사진=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사진=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최근 한국을 찾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이 국내에 내는 망사용료 문제와 기술적 문제에 대해 통신사와 적극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을 가진 딘 가필드 부사장은 "망사용료에 대하여 SK브로드밴드(SKB)와 소송 중이나, 이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망 사용대가와 관련한 개정법률안 통과에 대해서는 법안이 최신 기술의 도입을 저해하지 않고, 공정한 망사용료 책정과 거둬들인 망사용료의 공정한 사용에 대해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내!" Vs. "도로 확장 문젠데 내가 왜?"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망사용료에 대한 넷플릭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망 사용료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SKB, KT, LG유플러스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에게 인터넷 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비용을 말한다.

쉽게 말해 망 사용료는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에 비유할 수 있다. ISP를 도로교통공단, CP를 자동차 제조업체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즉, 넷플릭스가 만든 차(CP)가 고속도로에 갑자기 많이 몰리자, 도로교통공단(ISP)은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써야하는 추가 비용을 넷플릭스가 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측은 고속도로에 차가 많이 몰리는 것은 ISP가 도로를 확장해서 해결해야 할 일이지 CP에게 돈을 더 받아서 해소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이미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 해외 ISP에게 통행료를 냈는데, 국내 ISP에게 또다시 통행료를 내는 것은 '이중과금'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사진=디미닛 제공
넷플릭스 /사진=디미닛 제공

앞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ISP와 CP 간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갈등의 심화로 SKB와 넷플릭스는 결국 법정까지 갔고, 법정은 SKB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여전히 국내서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자리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B와의 망 대가 소송에서 패소한 넷플릭스는 현재 항소한 상태다. 

이처럼 넷플릭스의 입장 변화가 견고하자, 최근에는 문 대통령도 나서서 망사용료 이슈를 챙겨봐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통신사와 적극 협상 의지 밝혀...콘텐츠 제작사 수익 배분은 '논의 중'

특히 최근 방한한 딘 가필드 부사장과 면담을 가진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의 조세회피와 망사용료 지급 거부 등에 관해 개선을 주문했다. 특히 망사용료와 관련해 김영식의원은 "인터넷망의 혼잡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사업자가 혼잡 유발에 따른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며 "대통령-여-야의 의견이 일치된 상황이라 정기국회 내에 망 사용대가와 관련한 개정법률안 통과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3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만난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이 면담 중인 모습. /사진=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3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만난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이 면담 중인 모습. /사진=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

이어 김 의원은 오징어게임의 흥행에도 불구, 제작사가 10%의 수익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딘 부사장은 "제작사와 추가적인 보상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딘 부사장을 만난 이원욱 위원장도 "넷플릭스가 망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국내 사업자에게는 역차별이 된다"며 "넷플릭스가 현재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자체 기술적 조치 부분은 망사용료 이슈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원욱 위원장은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실현하기 위한 상생 협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김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딘 부사장은 국내 콘텐츠 시장 투자를 확대하며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자사의 오픈 커넥트(OCA)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에는 통신사와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같은 약속을 지킬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한편, 딘 가필드 부사장은 향후 국회 과방위 위원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넷플릭스 망 이용료와 관련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