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가 역대 분기 최고 실적 신화를 써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나면서 좋은 실적을 냈다. 

신세계가 내실 있는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은 '온·오프라인 사업의 균형감'에 있다. 신세계는 오프라인 매장에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며 변화를 주고, 이와 함께 온라인 채널 역시 다각화하며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오프라인 매장, 새롭게 바꿨다

신세계 첫 번째 성장 동력은 오프라인 매장 혁신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백화점 본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규점 뿐만 아니라 기존점도 리뉴얼하며 '공간 혁신'을 이어간 것이다. 단순 판매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쇼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앞세워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겠다는 전략이었다.

신세계는 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강남점 매장을 리뉴얼했다. 업계 최초로 '중층 구조'를 도입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럭셔리 화장품 전문관'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1층과 2층 사이에 '메자닌'이란 중층 공간을 만들고,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부르고뉴 와인 전문매장 '버건디&'을 선보였다. 부르고뉴는 프랑스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로, 이곳의 와인만을 다루는 전문점은 국내에선 이 곳이 유일하다.

강남점은 백화점의 얼굴인 1층도 새롭게 단장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럭셔리 화장품과 스카프·핸드백 편집숍 등 100여개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아뜰리에 드 보떼'를 내세웠다. 국내 최초로 샤넬의 프리미엄 화장품과 스킨케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매장이 들어섰다. 또 구찌, 펜디, 버버리, 메종마르지엘라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 10여개의 핸드백만을 한데 모은 '백 갤러리'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 '뽀아레'(POIRET) 매장을 열었다. /사진=신세계 뉴스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 '뽀아레'(POIRET) 매장을 열었다. /사진=신세계 뉴스룸

 

신세계백화점의 공간혁신은 신규점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대전 신세계는 쇼핑은 물론 과학과 문화, 예술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도 채웠다. 카이스트와 손잡고 만든 과학 시설, 대전·충청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아쿠아리움, 예술 작품이 가득한 아트 전망대, 프리미엄 호텔 오노마, 대전을 가로지르는 갑천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 등 다양한 체험형 시설을 더했다.

신규고객 뿐 아니라 '집토끼'로 불리는 충성고객도 놓치지 않았다. 경기점 식품관을 전면 리뉴얼하며 도입한 푸드마켓 유료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프라임'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연 회비 5만5000원을 내면 축산, 과일 등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연 800만원 이상 구매하는 블랙 VIP 고객이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도입 한달 만에 회원 수 1000명을 넘기며 저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오프라인 혁신' 전략은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5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1.1% 늘어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8월 문을 연 대전 신세계의 3분기 매출액은 201억원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출점 두 달 만에 매출 목표 40%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채널, 다양하게 넓혔다

신세계 두 번째 성장동력은 온라인 채널 다각화로 평가된다. 특히 연결 자회사 인터내셔날, SI빌리지, 신세계까사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온라인 채널 확대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며 매출 확대를 이뤄낸 것. 이들은 앞으로도 온라인 채널의 상품경쟁력(MD)를 높이고, 마케팅을 확대하며 성장 동력을 마련해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패션·코스메틱 부문의 견고한 실적과 국내 패션의 수요 증가로 매출은 전년 대비 4.9% 신장한 350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41억원을 기록했다. 해외패션과 수입 화장품은 소비 심리 회복과 함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을 견인했다. 국내패션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효율화 작업과 온라인 채널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신세계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신세계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특히 SI빌리지가 온라인 채널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SI빌리지는 전년 대비 38.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SI빌리지 앱(애플리케이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안드로이드+iOS)는 20만명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자주 역시 브랜드 인지도 확장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 확장 등을 통해 10.5%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신세계까사의 온라인(굳닷컴) 채널확대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까사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실제 우리 집과 같은 구조의 가상 공간에 가구를 배치하고 3D 시뮬레이션으로 공간 연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굳닷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까사는 온라인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증강현실(AR) 서비스와 VR 쇼룸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양 날개로 날아오른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신세계는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822억 원, 영업이익 190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4분기보다 매출은 47.5%, 영업이익은 84.8% 늘어나는 것이다. 10월 신세계 백화점 기존점 매출은 2020년 10월보다 16~17%, 2019년 10월보다는 3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명품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4분기에 역대 최대 4분기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10월부터 백화점 매출이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국면 진입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4분기 면세점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체화재고 소진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중기적으론 해외 여행 재개로 인한 매출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신세계 Art & Science 외관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대전신세계 Art & Science 외관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진입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고객 유입이 전보다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 신세계가 오프라인 사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모객효과를 톡톡히 끌어낸 만큼 앞으로도 고객 유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고객들이 백화점을 방문하는 목적 역시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도 맞물리고 있다. 단순 쇼핑을 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체험을 하는 종합 문화공간으로 백화점을 찾는 것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백화점 방문 경험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쇼핑 외 다양한 목적으로 백화점 방문 이용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응답자들은 ▲백화점은 시간 때우기에 좋은 장소이다(77.2%) ▲백화점은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장소이다(63.3%) ▲'맛집' '문화센터' 등 쇼핑 외 목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62.8%) 등 순으로 백화점 방문 목적을 답했다. 

더불어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맞물려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8로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상승폭도 지난 9월 1.3포인트에 비해 커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보다 크면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나타낸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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