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상반기에 이어 3분기도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표정이 어둡지만은 않다. 이달 출시한 멀티플랫폼 MMORPG '리니지W'가 글로벌 흥행을 구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리니지W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신작을 전세계에 출시할 것이라며 안방을 넘어 글로벌 톱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 엔씨소프트는 게임 장르 다변화를 위해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거점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아울러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인 블록체인·대체불가능한토큰(NFT) 게임과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해 격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3분기 실적 부진하지만...리니지W로 글로벌 시장 입지 굳히는 엔씨

엔씨소프트는 연결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963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 감소한 5006억원, 당기순이익은 35% 감소한 995억원으로 나타났다. PC 리니지와 리니지M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하고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4분기 실적 개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4일 출시한 리니지W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 특히 엔씨소프트 측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트래픽과 매출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출시한 모든 게임들보다 '리니지W'의 초반 흥행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리니지W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W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열린 엔씨소프트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리니지W의 글로벌 일평균 매출이 12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시 9일째가 될쯤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거란 설명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시작으로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홍 CFO는 "리니지W 흥행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매출 리스트에 올라오지 않았던 국가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지역에 특색에 맞춰 게임을 변화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NFT 게임 준비중...내년 출시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 NFT 게임에 대한 준비 상황과 목표도 제시했다. 홍 CFO는 "엔씨소프트는 NFT 게임이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믿고 준비하고 있다"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NFT 및 블록체인 적용을 준비해 왔고, 계속 준비중이다"라고 말했다. 내년중에 NFT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또 NFT 게임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NFT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은 경제 시스템이 존재하는 MMORPG이고, 엔씨소프트에는 20년 이상 그 경제 시스템을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NFT 적용을 검토중이다. 

홍 CFO는 "NFT와 P2E를 갑자기 준비하는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며 "NFT가 게임에 잘 접목되기 위해선 게임 내부의 경제 시스템 관리에 대한 이해, 경험, 지식,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NFT 게임, 'Play to Earn'을 게임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도 적용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에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시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중장기 전략이다. 


윤송이가 이끄는 엔씨웨스트, 글로벌 M&A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MMORPG에 집중된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게임과 지식재산권(IP), 콘텐츠 분야 투자를 예고했다. 또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플랫폼 분야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CFO는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IP,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인수합병 전략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엔씨소프느는 현금 2조2000억원을 보유,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송이 엔씨웨스트 최고경영자(CEO)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윤송이 엔씨웨스트 최고경영자(CEO)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북미 법인을 이끄는 총 책임자인 윤송이 사장은 엔씨웨스트와 엔씨인터렉티브, 아레나넷, 히든패스엔터테인먼트 등 북미 전담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개발자를 꾸준히 채용하며 연일 사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리듬게임 '퓨저'를 선보이며 콘솔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지난 5월 60억원 규모의 북미-유럽 스타트업 펀드(ACME Fund) 투자 역시 현지 시장 개척을 원한 윤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의 흥행 성공을 계기로 기존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1등 게임사를 넘어 글로벌 게임사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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