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뉴노멀' 시대를 맞아 2021년 한국 게임시장은 다시 한 번 변혁의 시기를 맞이했다. MMORPG 중심의 K게임 시장은 여전히 건재한 배틀로얄과 서브컬쳐 등 장르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MMORPG 역시 '오딘'의 흥행과 함께 '플레이 투 언' 트렌드를 선도한 '미르4' 등으로 다음 시대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PC와 모바일에 국한되던 플랫폼도 콘솔과 블록체인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테크M은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1'을 앞두고 올해 놓쳐선 안될 대한민국 게임시장의 의미있는 변화 흐름을 짚어봤다.<편집자 주>

한국 게임사에게 '콘솔 게임'은 사실 미지의 영역입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말을 듣고, 부분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처음 선보이는 등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선도했던 한국이지만 유독 콘솔 게임 시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올라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죠.

'콘솔 게임' 개발은 한국 게임사들에게는 모험이고 도전입니다. 아직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에 벤치마킹할만한 게임도 없습니다. 해외 대작게임들과의 경쟁도 부담스럽습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콘솔 게임 개발이 "맨땅에 헤딩"이라고 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콘솔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나면서 '콘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물의 숲'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을 웃돈주고 구매해야 할 정도로 '콘솔 게임'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 게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넥슨을 비롯해 펄어비스, 엔씨소프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으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게임강국 코리아의 저력을 콘솔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국민게임 카트라이더의 콘솔 변신...프로젝트 매그넘도 기대감 UP

넥슨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는 카트라이더입니다. 국민 레이싱 게임으로 자리매김해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카트라이더는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변신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또한번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 카트라이더는 콘솔 게임으로 글로벌 정복을 꿈꿉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최근 개발 속도를 높이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쇼케이스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트랙을 달리며 바나나와 미사일 아이템으로 상대를 따돌리는 아이템 모드부터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카트, 캐릭터, 액세서리 등을 선택하거나 꾸미는 차고 시스템 ▲오직 드리프트와 부스터로만 승부를 가리는 스피드 모드까지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2019'에서 베일을 벗은지 2년 만에 드디어 오는 12월 글로벌 테스트를 치르며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넥슨의 두번째 콘솔 게임인 '프로젝트 매그넘' 역시 소니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소니는 유튜브 계정에서 넥슨의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 영상을 띄우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죠. 

'프로젝트 매그넘'은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 중인 트리플 A급 루트슈터 장르 게임입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 공상과학 느낌의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소니 유튜브 계정을 통해 5000여개가 넘는 댓글과 5만개의 좋아요가 몰리며 넷게임즈 개발력을 극찬하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 타이틀은 게임대상을 네번이나 따낸 박용현 사단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읍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루트슈터 장르가 생소한 편이지만 해외에선 '보더랜드' 시리즈나 '데스티니' 시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장르죠. 그동안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력해왔던 박용현 사단이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장르에서도 역량을 뽐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글로벌 콘솔 시장 정조준한 펄어비스

'검은사막'을 통해 콘솔 게임 노하우를 쌓은 펄어비스는 '붉은 사막'과 '도깨비'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도깨비'는 높은 완성도와 독특한 세계관으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트레일러 공개 만으로 콘솔 게임 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도깨비는 최근 국정감사 현장에도 등장해 화제성을 입증했습니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독특한 세계관으로 풀어낸 '도깨비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게임 타이틀부터 순수 우리말인데다, 한국의 귀신인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 만큼 게임을 통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또한 붉은사막 역시 올해 트레일러를 공개했습니다.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혼합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며 거대한 파이웰 대륙의 용병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만큼 '왕좌의 게임'을 연상시킬 대서사시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붉은사막은 펄어비스 창업주인 김대일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심혈을 기울여 개발중인 작품입니다. R2, C9, 검은사막에서 보여줘 왔던 '게임 퀄리티에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는 김대일 스튜디오의 개발 철학이 붉은사막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펄어비스는 개발과 기술력, 퀄리티에 대한 고집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리니지W, 콘솔로 즐긴다...크로스 플레이의 진수

글로벌 모바일 게임으로 입지를 굳힌 리니지W 역시 콘솔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공개하며 모바일, PC에 콘솔로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전하며 국내 게임 기술을 한단계 위로 끌어 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콘솔의 경우 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장르를 콘솔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려면 기술부분에서 어려운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른 플랫폼과 크로스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플랫폼과 긴밀한 협업도 중요하죠.

엔씨소프트가 크로스 플레이를 위한 콘솔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각 문화권별로 선호하는 게임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기대를 모읍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게임기업들이 앞다퉈 콘솔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콘솔 게임은 흥행하면 글로벌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게임사들이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에서도 게임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올해의 게임상(GOTY)을 받는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