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컴퓨팅' 양자컴퓨터 기술 진일보
신약개발, 금융 사기 감지 등에 활용

제이 감베타 IBM 펠로우 겸 IBM퀀텀 부사장/사진=간담회 영상 캡처
제이 감베타 IBM 펠로우 겸 IBM퀀텀 부사장/사진=간담회 영상 캡처

IBM이 새로운 양자 프로세서 '이글'을 통해 미래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양자컴퓨팅 시장 선점에 나선다.

IBM은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IBM 퀀텀 서밋 2021 기자 간담회'에서 이글 프로세서와 로드맵을 소개하고 오는 2023년까지 '양자우위'를 점하겠다고 밝혔다.

양자우위(Quantum Advantage)란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서는 시점을 말한다. 최소 50큐비트(qubit) 이상 규모의 양자 컴퓨터가 있어야만 달성할 수 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에서 정보저장의 최소 단위로, 이글 프로세서는 127큐비트를 처리할 수 있다.

제이 감베타 IBM퀀텀 부사장은 "이글 프로세서를 성공시키며 양자컴퓨팅의 새시대를 열었다"며 "100개 큐비트를 하드웨어에 담는 장애물을 넘으며 오는 2023년 양자우위를 실현하는 미래에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BM은 이날 수천 개의 큐비트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양자 시스템 'IBM 퀀텀 시스템 투(IBM Quantum System Two)'에 관한 계획도 함께 선보였다.


127개 큐비트로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이날 공개된 이글 프로세서는 IBM이 개발한 최초의 100 큐비트 이상 양자 프로세서다. 127개 큐비트를 탑재했으며 이는 전작인 '허밍버드(65개)'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큐비트는 1 또는 0의 이진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는 전통적인 비트(bit)와 달리, 1과 0이 동시에 중첩된다. 즉, 양자 프로세서가 보유한 큐비트가 많을 수록 잠재적 연산 성능이 대폭 증가한다.

양자 프로세서에 1 큐비트가 추가될 때마다 수행 가능한 최대 연산 성능은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 IBM은 이런 막대한 연산 성능을 기반으로 에너지 분야나 신약 개발 등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분자 및 물질의 모델링 작업이나 더 정확한 금융 사기 탐지 등에 양자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M퀀텀 로드맵/사진=IBM 제공
IBM퀀텀 로드맵/사진=IBM 제공

제이 감베타 부사장은 "전통적 슈퍼컴퓨터로는 이글 프로세서로 구현하는 것만큼의 성능을 낼 수 없다"며 "화학, 소분자에 대한 시뮬레이션, 머신러닝 적용, 탄소배출량 저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M은 올 연말부터 IBM퀀텀 네트워크에 가입한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이글 프로세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양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카이스트, 연세대학교가 가입돼있다. 특히 IBM은 최근 연세대학교와 'IBM 양자 컴퓨팅 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네번째다.

연세대와 IBM은 양자 컴퓨팅에 대한 학술 연구, 양자 컴퓨팅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 내 필요한 양자 컴퓨팅 자원 제공 등 양자 컴퓨팅 연구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IBM은 그 중 연세대학교가 강점을 갖고 있는 의료 분야와 협력 접점을 찾을 계획이다.

제이 부사장은 "퀀텀 프로세스가 설치된 IBM 양자 컴퓨터 머신이 한국에 설치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한국에서 양자컴퓨팅 생태계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양자 시스템 'IBM 퀀텀 시스템 투'

IBM은 이날 간담회에서 차세대 양자 시스템 'IBM 퀀텀 시스템 투'에 관한 계획을 밝히며 다가오는 양자 우위 시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BM 퀀텀 시스템 투는 더 높은 숫자의 큐비트를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큐비트를 다룰 수 있는 제어용 전자 장치와 양자 성질이 나타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은 온도를 구현하는 극저온 냉각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또 냉각 시스템 내부가 육각형 공간으로 구성돼 대형 프로세서에 필요한 지원 하드웨어 공간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엔지니어가 하드웨어에 접근하기 쉽도록 한다.

IBM은 "IBM 퀀텀 시스템 투를 통해 양자 컴퓨팅의 미래와 진정한 양자 데이터 센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오는 2023년 뉴욕 요크타운 하이츠에 위치한 IBM 리서치 본사에서 가동될 예정이다.

제이 감베타 부사장은 "양자 컴퓨팅에 있어서 흥미진진한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하고 싶다"며 "전통적 컴퓨팅으로 예측할 수 없는 단계로 양자컴퓨팅 수준이 올라오며 활용방안, 적용 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