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가 게임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지스타 트위치 캡쳐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가 게임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지스타 트위치 캡쳐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모바일 히트작 '오딘:발할라 라이징(오딘)'이 올한해 최고의 게임을 뽑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거머쥐었다. 오딘의 개발자,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는 '블레이드' 이후 7년만에 대상을 거머쥐며 국내 최고의 게임 개발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대세는 리니지라이크? 오딘은 떡잎부터 달랐다 

지난 6월 출시된 오딘은 ▲언리얼 엔진4와 3D 스캔, 모션 캡쳐 기술을 사용한 최고의 그래픽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거대한 대륙을 그대로 구현한 오픈월드 ▲캐릭터 간의 유기적 역할 수행 ▲폭발적 전투 쾌감을 선사하는 대규모 전쟁 등을 앞세워 출시 직후 국내 매출 순위 1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오딘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와 넷마블 '제2의 나라' 등 대형 게임사의 쟁쟁한 대작과 출시 시기가 겹쳤지만, 이들을 모두 잠재우고 일매출 20억~30억원대의 기록적 수익을 반년째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양산형 MMORPG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 북유럽풍 콘텐츠와 초고화질의 게임 구성 등으로 '리니지 전성시대'를 무너뜨렸다는 점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MMORPG의 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3040세대 비중이 압도적이던 기존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오딘의 경우 적은 돈으로도 MMORPG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20대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른바 '착한 MMORPG' 시대의 개척자가 된 셈이다.


한 품은 김재영의 와신상담...결국은 해피엔딩

오딘 개발을 주도한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는 지난 2014년 '블레이드'를 통해 스타 개발자로 발돋움했다. 블레이드는 출시 1년만에 연 매출 1400억원 돌파에 이어 모바일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오딘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오딘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이를 통해 김 대표가 창업한 액션스퀘어는 코스닥 상장을 이뤄내고 시가총액 2000억원에 이르는 중견게임사로 거듭났다. 특히 당시만해도 PC 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차지했지만 모바일 게임으로도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첫 사례를 입증했다. 실제 블레이드를 시작으로 레이븐,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 등 대작급 모바일게임이 줄지어 등장하며 김 대표는 국내 액션 모바일 게임시장의 선구자로 불려왔다.   

그러나 그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말부터 준비한 후속작 블레이드2는 카카오와 넥슨, 4:33 등 당시 국내 대부분의 대형게임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유통사 선정과정에서 마찰음이 들려왔다. 당시 업계에선 액션스퀘어가 4:33의 관계사인 탓에 김 대표의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카카오와 4:33의 공동 유통으로 결론이 나고 액션스퀘어는 카카오로부터 200억원의 규모의 투자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블레이드2는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2018년 1월 김 대표는 자신의 회사를 떠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공이 많아 김 대표를 흔들었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유통사와의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휴식은 길지 않았다. 김 대표는 2018년 5월 새 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띄우고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에서 총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카카오가 다시 한번 김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 그리고 와신상담 끝에 등장한 게임이 바로 오딘이다. 

투자업계에선 오딘이 자체 지식재산권(IP)인 덕분에 사업확장이 용이한 데다, 김 대표가 두번째 게임대상을 손에 쥔 만큼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카카오게임즈가 유럽법인을 통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을 인수한 만큼, 국내 규제를 피해 블록체인과 NFT를 접목한 사업모델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사실상 국내 최고의 게임개발사로 도약, 조 단위의 몸값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를 넘어 해외 IPO라는 중장기 목표를 내걸고, 블록체인과 NFT 콘텐츠 발굴과 더불어 오딘 IP의 수명을 연장하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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