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게임화를 꿈꾸는 카카오게임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관련 자회사 설립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던 카카오게임즈가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자회사를 흡수합병, 신사업 속도를 높이기로 한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기업설명회에서 '일상의 게임화', 즉 게이미피케이션이 카카오게임즈의 큰 비전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이 아닌 영역에 게임적 요소를 넣는 것이다. 다만 현재 치료 목적의 기능성게임에 활용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흡수합병을 계기로 카카오게임즈가 본격적인 일상의 게임화에 나설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웹툰의 게임화...애드페이지 흡수합병
지난 24일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애드페이지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애드페이지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지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플랫폼·콘텐츠 개발 기업이다.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형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웹툰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 해 이용자경험(UX)를 확대시키는 일종의 게이미피션인 것.
애드페이지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지플레이(가칭)'이다. 남궁훈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지 속 웹툰 및 웹소설 콘텐츠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를 IP화 한 것이 특징"이라며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지 웹툰 '사내 맞선'과 '이미테이션' 등을 재해석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애드페이지가 진행해온 웹툰 등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들 개발 과정에 카카오게임즈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 플랫폼을 개발하는 신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확장, 첫번째 영역은 스포츠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게임과 가장 닮아있는 분야인 '스포츠'로 게임을 확장시키기 위해 자회사 카카오VX를 두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를 통해 골프 등 스포츠와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해왔다. 현재는 골프 관련 사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카카오VX를 '스포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컴퍼니'라고 소개하는 만큼, 더 많은 스포츠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스포츠의 게임화를 위해 지난 7월 카카오게임즈는 스마트 헬멧 제조사 세나테크놀로지 경영권을 9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남궁 대표는 "게임산업의 종적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며 스포츠라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에게 세나테크놀로지 인수는 스포츠 영역의 횡적 확장의 의미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VX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골프 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로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어줄 서비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을 실현하고 있다.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가 바로 그것이다. 가상현실(VR) 기술과 카카오프렌즈 IP를 이용, VR게임인 '프렌즈게임 랜드'를 만들어 청소년들을 가상의 놀이공원으로 초대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 사회공헌 사업도 게이미피케이션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게이미피케이션 실현의 동반자, 카카오 공동체
아울러 카카오게임즈가 지향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실현하기 위한 동반자로 카카오 계열사들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올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와 라이프엠엠오를, 카카오페이지와는 애드페이지를 설립했으며 이런 '게임+카카오 공동체' 작업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애드페이지가 카카오페이지의 웹툰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중인 것처럼, 라이프엠엠오는 카카오맵의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키에이지' IP을 활용해 증강현실(AR) 게임 '아키에이지 워크(가칭)'를 개발중이다. '포켓몬고'처럼 집이 아니라 밖에서 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카카오는 계열사가 100개를 훌쩍 넘는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미 협력하고 있는 웹툰과 모빌리티 분야 외에도 엔터테인먼트, 금융, 커머스 등 협업할 수 있는 관계사가 무궁무진하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실 삶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카카오 공동체와의 협업을 통해 일상을 게임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관련기사
- 카카오게임즈, NFT 진출 공식화...'넵튠+프렌즈게임즈'로 메타버스-디지털자산 확장
- 글로벌 정벌 나서는 카카오게임즈, 12월 '아키에이지' 북미·유럽 퍼블리싱 시작
- 게임과 카카오프렌즈로 코딩 쉽게 배우자...카카오게임즈, 디지털 교육 활동 지원
- 카카오표 P2E 막 올랐다...'보라' 발행사 프렌즈게임즈, 나부스튜디오와 합병
- [세가지시선] 지스타서 두드러진 '비주류의 주류화'...'서브컬처'와 'P2E', 그리고 '2K'
- 자동차·스마트폰 등 경품 쏟아진다....카카오VX, 니어핀 대결 이벤트
-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애드페이지 흡수합병 결정
- [테크M 이슈] 김범수의 복심 남궁훈, 두집살림 스타트...'카카오 시즌2'를 도맡다
- 카카오게임즈 패밀리가 '경제학 AI 솔루션'에 투자한 이유
- 카카오VX, 프렌즈 아카데미서 '롱기스트 오픈’ 개최...우승상품은 고급 골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