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P2E부터 카카오엔터의 웹툰-웹소설 IP 메타버스로 확장
규제에 갇힌 韓 넘어 글로벌 사업 총력전...가상자산 적극 활용 의지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캐리커쳐=디미닛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캐리커쳐=디미닛

"PC 시대의 B2C는 모바일 시대에 B2B2C로 부흥했고, 메타버스 시대를 만나 이제서야 B2C2C가 흥행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선임 되기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다. 카카오게임즈 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그는 이제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할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0일 카카오게임즈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할 주력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대신 각자대표를 맡았던 조계현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현재 카카오의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남궁훈 센터장이 나란히 지휘봉을 잡고 있다. 앞으로 남궁 센터장은 김 의장과 함께 카카오와 전 계열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총괄하게 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던진 화두에서 남궁 센터장이 그리는 카카오의 미래를 읽을 수 있다. 카워드는 'B2C2C'다. B2C(사업자와 개인간 거래)와 C2C(개인간 거래) 모델을 더한 것으로 이용자와 서비스 운영사의 일방적 관계가 아닌, 탈중앙화를 바탕으로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김 의장과 호흡을 맞출 남궁 센터장의 전략은 '메타버스'와 '웹 3.0'로 점쳐진다.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이 속속 진행 중인 탓이다. 웹 3.0은 탈중앙화 기반의 상호 연결된 가상세계다. 일종의 메타버스인 셈이다. 경제활동도 가능하며 이것이 실제 현실에서 쓰일 수 있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기술은 이를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무르익는 카카오표 '웹 3.0'...'복심' 남궁훈이 주도한다

남궁 센터장은 '웹 3.0'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 미래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관련업계에선 당장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메타버스 접목 여부와 콘텐츠 비즈니스 전분야에 걸쳐 남궁 센터장의 노하우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특기인 속도전과 빠른 의사결정이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사실 남궁 센터장은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고 올해 모바일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을 이끌었다.

특히 남궁 센터장은 일찍부터 카카오 콘텐츠 영역의 수출 사업을 주도해 왔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을 직접 이끌며 카카오게임즈 지식재산권(IP) 수출과 더불어 해외 신시장 개척도 그가 도맡고 있다. 이때문에 한국과 해외를 오가는 두집살림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흥행 사례를 발굴한 전례가 있어 현지 네트워크도 상당하다. 그가 대체할 수 없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불어 남궁 센터장은 김 의장의 '복심'으로 꼽힌다. 삼성SDS 선·후배로 첫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게임 포털 '한게임'을 창업한 바 있다. 또 한게임과 네이버의 합병(NHN) 이후 호흡을 맞추며 '엔토이'라는 사업을 끌어온 경험도 있다. 엔토이는 이용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하고 소비자가 되기도 하는 등 카카오가 그리는 '웹 3.0' 모델과 유사하다. 두 사람이 그리는 카카오의 미래가 일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캐리커쳐=디미닛

 


블록체인·NFT에 콘텐츠까지...카카오 패밀리 역량 총집결

카카오표 '웹 3.0' 구현을 위해 카카오 전사 역량이 총집결될 전망이다. 메타버스 확장을 위해 각 계열사가 분주한 가운데, 엔터 사업 등 메타버스 시너지가 큰 사업부를 중심으로 조직 재구성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웹 3.0'로 표현되는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선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이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로 디지털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상자산 클레이와 보라 등을 유통하며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또 싱가포르에 세운 블록체인 법인 '크러스트'는 카카오의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글로벌로 확장할 기지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NFT 등 콘텐츠 개발에도 한창이다. 가상세계 내 이용자가 주고 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탓이다. 보라코인의 운영사 웨이투빗은 지난 5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 합병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합병법인은 문화 콘텐츠의 디지털 가치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구축, NFT 기술과 메타버스의 접목 등을 예고하며 새로운 사업 진출에 활발하게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카카오는 NFT에 얹을 지식재산권(IP)까지 풍부하게 갖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원천 IP는 8000여개에 달한다. 더불어 해외 콘텐츠 계열사를 발판 삼아 글로벌 진출도 수월하다. 카카오 계열사는 158개에 이른다. 이 중 콘텐츠 분야 관련 계열사는 66곳, 대략 3분의 1 수준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NFT에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다수 IP를 얹어 해외로까지 넓게 유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명성을 쌓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유의 다수 IP 역시 메타버스와 가상자산을 얹어 폭발적 성장을 꾀할 것"이라며 "12월~1월 중 카카오표 웹 3.0의 밑그림이 얼추 완성돼 외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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