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태그 /사진=디미닛 제공
애플 에어태그 /사진=디미닛 제공

애플의 에어태그(Airtag)가 스토킹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애플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했지만 범죄 악용을 원천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어태그는 지난해 4월 애플이 공개한 위치 추적용 기기입니다. 토큰 형태의 에어태그는 가방과 열쇠 등에 달아놓으면 아이폰의 '나의 찾기' 앱을 통해 해당 물건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에어태그의 스토킹 범죄 악용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영국 BBC는 에어태그로 위치를 추적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6명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중에서 한 여성은 갑자기 자신의 아이폰에서 새로운 기기가 감지됐다는 경고음이 들렸다고 밝혔습니다. 가방 안쪽을 살펴보자 에어태그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평소 에어태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에어태그가 악용된다는 우려는 출시 때부터 제기됐습니다. 지난해 5월 워싱턴포스트(WP)는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 체험기'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제프리 파울러 칼럼니스트는 1주일 동안 자신의 가방에 에어태그를 넣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해당 에어태그는 동료의 아이폰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그 결과 동료의 아이폰에 파울러의 위치가 몇 분마다 업데이트됐습니다. 파울러는 "집에 머물고 있을 때는 내 집 주소가 동료 아이폰에 떴다"며 "에어태그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스토킹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애플도 이러한 악용 사례를 인식하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에어태그는 연동된 아이폰과 3일 이상 멀리 떨어질 경우 경고음을 내는데 애플은 이를 최소 8시간으로 큰 폭으로 줄였습니다. 또 작년 12월에는 안드로이드 전용 앱도 출시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는 에어태그의 경고음이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BBC는 8시간 후에 경고음을 울리는 것이 너무 늦고 많은 사람이 안드로이드 전용 앱이 출시됐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60데시벨(dB) 수준의 에어태그 알림음은 자동차에 부착될 경우 안 들릴 수도 있습니다. WP는 연동된 아이폰이 에어태그 근처에 오면 알림음이 들리지 않는 점을 꼽아 "스토커가 스토킹 대상과 가까운 곳에 살 경우 경고음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연 애플이 에어태그의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어떠한 후속 조치를 취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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